'무한도전'이 사는 법, 광희가 사는 법/MBC
멤버들의 사건사고로 다사다난했던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무한도전'이 10년째 고공행진 중이다.
"여러분들의 무모한 도전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이는 '무한도전 10주년 특집 무인도편'에서 김태호 PD가 일부로 불가능한 미션을 제안한 뒤 실패 후 돌아온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건넸던 말이다. 김 PD의 말 한마디에 일순간 멤버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숙연한 모습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 역시 '초심'으로 돌아간 '무한도전'과 뜻 깊은 무한도전 10주년 특집을 꾸린 '무한도전' 제작진에 짠한 감동을 느꼈다.
늘 변함없이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주말 예능을 책임졌던 '무한도전' 역시 항상 '맑음'은 아니었다. 멤버들의 말실수도 많았고, 짧은 생각에서 비롯된 태도로 수차례 구설수에도 휘말렸다. 또 상업성 논란, 표절 의혹, 음주 사건으로 줄줄이 하차한 길과 노홍철 등 시청자들의 따가운 질타와 비난을 피할 수 없었고, '무한도전'은 고스란히 직격타를 맞았다. 특히 '무한도전 위기론'은 그 어떤 사건사고보다도 가장 위태로웠다. 최악의 특집보다 더 심했던 시청자들의 '무관심'은 한 때 오래됐고, 예전만 못한 저조한 시청률과 밋밋한 기획력에서 비롯된 꽤 길었던 한동안의 슬럼프는 오랜 시간 들끓었던 '무한도전' 열광이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물의를 빚은 노홍철 하차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은 '무한도전'은 '토토가'로 다시 일어섰고, '10주년 특집 무인도 편'으로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위기론·폐지론'의 꼬리표을 떼고 다시금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은 주변의 흔들림에도 꿋꿋이 10년의 세월을 지켜온 '무한도전'에 최고의 상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10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고, 김태호 PD와 무한도전 멤버들의 결손력, 응집력은 단단했다. 최근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에서 후보 선발을 두고 시청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야 했던 사건이 이를 입증시켜준 계기가 된 셈. 장동민 막말 논란에 식스맨 후보 자진하차까지 '무한도전'의 벽은 실로 높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 순간이다. 우여곡절 끝에 식스맨으로 후보로 선정된 광희 역시 '식스맨 반대서명'이라는 난관에 봉착했으며, 첫 녹화 날까지도 '기쁨'보다는 '불안' 가득한 모습으로 안절부절 해 했다.
그러나 '무한도전'는 가장 '무한도전다운' 모습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택했고, 광희의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김태호 PD의 참으로 통쾌한 역전승이다.
늘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무한도전'의 능숙한 노련미는 언제나 감동과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어떠한 논란에도 '회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정면 승부한다는 점은 언제나 그랬듯 '무한도전'의 가장 큰 무기. 잘못했을 때에는 진심어린 사과로 시청자의 노여움을 달랬고, 최악의 특집은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매번 곱씹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선거' '한글의 날' '어린이집 체험' 등 사회적 이슈문제에도 항상 앞장서는 등 끊임없이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예능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예능 프로그램으로도 자리 잡았다.
광희의 '무한도전' 신고식 역시 그랬다. 시청자들의 앞선 불신을 묵인하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켰다. 시청자들의 거센 반대에 맘 졸였을 광희의 심경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고,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광희 역시 '일단 보고 욕하라'는 속 시원한 발언은 가장 솔직했다.
'무한도전'이 10년 동안 꾸준히 지켜올 수 있었던 데에는 멤버들의 결속력 역시 한 몫 한다. 이날 광희는 '소심'했지만 '솔직'했다.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으로 '무한도전'을 대했고, 멤버들 역시 '든든한 형이 되겠다'면서 위축되어 있는 광희를 다독였다. 10년 우정으로 똘똘 뭉쳐온 '무한도전'가 10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것처럼 광희 역시 형들과 함께 어울러져 변함없이 꾸준히 최선을 다한다면 진정한 '무한도전 멤버'로서 시청자들에게 인정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