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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세상보기] '노블레스 말라드'가 만연한 사회 희망이 없다

김하성 부국장겸 온라인뉴스부장



오늘은 34회째 맞는 스승의 날이다. 교육계는 스승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스승존경 주간'으로 설정해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보은(報恩)행사를 마련, 훈훈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봉사와 열정으로 묵묵히 교단에서, 종교계 지도자로 각기 분야는 다르지만 참스승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곁을 떠났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책임)'를 몸소 실천한 큰 가르침은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필자는 매년 이맘때면 국민적 추앙을 받는 몇몇 참스승을 떠올리게 된다.

내달 7일로 서거 4주기를 맞는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을 잊을 수 없다. 김 전 총장은 일제강점기에 광복군으로 활동한 독립투사이자 광복 이후 교육자와 학자로서 절개를 지킨 '시대의 스승'이다.

특히 1985년 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때 시위 주동 학생에 대한 징계압력에 맞서 총장직을 내던졌다. 노태우 정권이 집권한 1988년에는 국무총리직을 제안 받았으나 "국정자문회의 의장을 맡게 되는 전두환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다. 민주주의를 외치다 투옥된 제자들이 많은데 스승이라는 자가 그 정부의 총리가 될 수 없다"며 고사한 일화는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polifessor)들에게 경종을 울렸을 뿐 아니라 후대의 석학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종교계의 거목 '바보 천사' 김수환 추기경은 평생 어려운 이웃들을 바라보며 사랑을 실천한 성직자이자 우리 시대 참스승이다.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각막 기증을 통해 남긴 '생명 나눔'의 정신은 선종한지 6년이 지난 지금도 추모 열기만큼이나 뜨겁다.

평생 '무소유'의 정신을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발자취도 그립다. 자신의 병고마저 끌어 안으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청빈의 도를 따라 맑고 향기로운 삶을 몸소 실천해 입적 후 5년이 지났지만 시공간을 넘나들며 메마른 영혼을 적시는 가르침은 세인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쉰다.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 역시 존경 받는 기업인이다. 1971년 76세의 나이로 타계하면서 남긴 유언장이 금년 1월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시청자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화제를 돌려보자. 요즘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각종 비위 소식을 접하다 보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방증해준다.

'성완종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 하면서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낙마한 이완구 전 총리가 어제 검찰에 소환되는 등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거액의 탈세를 저지르고 회사 돈을 횡령한 SK, CJ 등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태를 계기로 재벌 2, 3세들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국민들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정치인, 전직 검찰 고위간부, 군 장성, 의사, 교수 등 사회 지도층의 성(性)추문도 끊이질 않는다.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자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노블레스 말라드(병들고 부패한 귀족)'로 몰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노블레스 말라드'가 만연한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충고한다. 스승의 날을 맞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참스승의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겨 우리사회가 좀 더 건강해지고 성숙해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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