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4G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2012년 부터 최근 3월까지 데이터 이용량은 급증했고 앞으로도 이 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와중에 출시한 이통사들의 데이터 요금제는 급증하는 데이터 이용 수요의 제 값을 받기 위한 '착시현상'을 보이는 꼼수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카카오톡과 라인 등 사용자의 급증으로 문자를 무료 내지는 월 수백통 준다는 것은 무용지물이다. 월정액으로 무제한 통화도 사실상 국민의 세금이 상당부분 투입된 정부의 IT인프라가 거의 모두 구축된 시점에서 더이상 인프라 구축 투자를 핑계로 기본료를 과도하게 받는 것 또한 수익극대화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음성통화는 보이스폭이나 스카이프와 같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로, 문자는 카카오톡·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체돼고 있다. 이런 데이터 중심 서비스 이용 변화와 함께 이통통신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데이터 제한을 두고 마치 통신료 대폭 인하 같이 보이는 통신사의 행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데이터 트래픽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트래픽 수치는 2만9748 테라바이트(TB)에서 매월 증가해 올해 3월에는 13만8121TB까지 기록했다. 전체 트래픽을 매월 가입자 당 이용하는 트래픽으로 계산했을 때 2012년 1월 470메가바이트 (MB)에 불과했던 이용량이 올해 3월에 2302MB로 증가했다. 3년 만에 약 5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국내 LTE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012년 1월 1.5기가바이트(GB, 1515MB)에서 올해 3월에 3.4GB(3365MB)로 급증했다.
2012년부터 올해 1월까지 이통 3사 이동통신 데이터 트래픽 추이 /한국투자증권 제공
이런 트래픽 증가 속도라면 현가입자(5235만여명)를 기준으로 1년 뒤에는 가입자 당 이용 트래픽이 582MB 증가해 2882MB(2.8GB)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뒤, 5년 뒤의 가입자당 트래픽 사용량 예상 수치를 계산한 결과 각각 4GB, 5.2GB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통통신 가입자 한명 꼴로 2.3GB 사용량과 대조해보면 2배 이상에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 속에서 통신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데이터 정액제 요금은 현재보다 데이터를 다소 늘려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 앞으로 데이터가 늘어날 수요를 미리 알고서도 고객들에게 요금을 과거와 현재 데이터 사용기준으로 할인해주는 것처럼 포장한 것이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고사양 게임, 음원 스트리밍, 고화질 동영상 등으로 데이터 이용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음성통화가 줄고 데이터 이용이 늘어나는 패턴 변화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데이터 중심요금제는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에 오히려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출시는 데이터 제공 서비스에 대해 제 값을 받고자 하는 취지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데이터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2G와 3G의 이용자들을 LTE요금제로 전환을 유도하고 동시에 음성 통화가 아닌 데이터 사용 요금제으로 중심축을 옮겨 통신 요금을 '톡톡히' 챙기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서비스가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이통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는 사물인터넷 및 플랫폼 사업도 장기적으로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 덧붙였다.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던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민의 체감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기본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우 의원은 "기본요금이라고 하는 성격이 90년대 당시 초기에 투자할 때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에 한해서는 일정하게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며 "그게 바로 기본(투자비)요금인데, 현재 집전화(유선) 같은 경우 초기투자비용을 거의 다 회수했기 때문에 기본료를 최저화 책정해 월 1000원 정도 받 듯 무선전화에서도 이제는 기본요금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