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불펜의 핵인 박정진(39)과 권혁(32)의 뒤를 이을 기대주가 등장했다. 좌완 김기현(26)과 잠수함 정대훈(30)이다.
2군에서 활약하다 최근 1군에 합류한 이들은 이제 한화 불펜의 핵심 선수가 됐다.
김기현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프로 입성 후 첫 승리를 챙겼다. 3-3으로 맞선 2회말 1사 1, 2루에 등판해 3이닝 동안 1안타만 내주며 1실점했다. 그동안 한화 타선은 5점을 뽑아내 김기현에게 첫 승을 안겼다.
이날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한화에 무척 중요한 경기였고, 김기현이 구세주로 등장했다"며 "오늘처럼 낮고 정확하게 제구한다면 한화 불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신일고와 원광대를 졸업한 김기현은 대학 졸업 당시 프로 구단의 외면을 받았다. 2012년 NC 다이노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시즌 종료 뒤 방출당했다. 2013년에는 사회인 야구단 코치로 생계를 이어가다 그해 가을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한화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오랜 무명 설움을 겪은 김기현은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지금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정대훈은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3-1로 앞선 4회말 1사 만루 위기 때 등판해 우동균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후속타자 김재현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김 감독은 "정대훈은 위기 때 자주 등판한다"며 "최근 위기 상황을 잘 넘겨주면서 한화 불펜에 큰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훈은 2008년 2차 5라운드에 지명됐다. 그러나 입단 첫해 1군 무대 2경기만 나서고 입대했다. 전역 후에도 2군을 전전하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한화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