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전효진 기자] 배우 김희선(38)이 결혼 후에도 이민호·지현우·지수 등 대세 총각 배우들과 연기하는 비결을 공개했다.
"세 명 다 바보 같이 착해요. 이민호와는 SBS 드라마 '신의'를 통해 6개월 동안 같이 있었는데 참 수다쟁이죠. 지현우는 애늙은이고, 지수는 아들 같아요. 셋 다 덩치가 크니까 나이 있는 파트너가 옆에 있어도 여자 같고 여려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여배우로서 나이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운이 좋은 거죠."
김희선은 지난해 KBS2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이어 올해 MBC 드라마 '앵그리맘'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90년대 문화계 아이콘이지만 연기 비판을 받아온 그는 2007년 결혼을 기점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김희선은 "나는 20년 째 '재발견'이란 평가를 받는다"고 억울해했다.
"결혼 후 해왔던 역할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어요. 저 자체가 호기심이 많고 지루한 걸 싫어해요. 처음 시도하는 거라 욕을 먹을지라도 항상 새롭고 싶죠. 댓글을 안 보는 편이에요. 악플이 있다고 해서 더 잘하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렇게 연기했다가는 다중 인격이 될거예요. 소신있게 연기하려고 합니다."
'앵그리맘'에서 학교 폭력을 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학생 신분으로 변신한 열혈 엄마 조강자로 분했다. 과거 일진이었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데뷔 후 처음 액션 연기를 했다.
"왜 남자 배우들이 액션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지 알았어요. 저는 살짝 건드렸는데 상대방이 다 떨어져 나가더라고요. 효과음까지 더해지니까 쾌감이 느껴져요. (웃음) 기회가 된다면 액션을 또 하고 싶습니다. 욕도 항상 듣는 입장이었죠. 욕 연습을 많이 했어요. 감독이 여러가지 경우를 이야기해줬고요. 실제 욕을 해서 '삐' 처리를 할지, '수박 씨 발라 먹을 래'처럼 유머있게 욕을 대신할지 조율했죠. 욕 연기를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앵그리맘' 출연 제안을 받고 한 달 이상 고민을 했다. 이유는 교복을 입는 설정 때문이다.
"사람들은 김희선이 엄마 역할을 한다고 하면 '무슨 엄마? 연예인들은 애 키워주는 분들이 따로 있지 않느냐'고 반응해요. 근데 엄마 마음은 다 똑같거든요. 저는 모성애 연기를 걱정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교복을 입고 액션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같이 출연하는 아이들과 어울려야하잖아요. 또 조강자가 남자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가 납득을 해야하니까 그 부분이 어려웠죠. 엄마가 교복을 입고 학생으로 위장한다는 설정 자체가 말이 안 돼요. 학교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잖아요. 설정을 납득시키려면 엄마가 학교를 갈 수밖에 없었던 명분을 제대로 살리기로 했죠."
김희선은 차기 작으로 명분있는 악역을 이야기했다.
"'앵그리맘'은 멜로가 없는 제 첫 드라마기도해요. 사랑이야기가 없는데 전개가 쫄깃했고 연기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뻐요. 저를 몰랐던 어린 친구들이 제 예전 작품을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그런 말을 들으면 좋죠. 지금까지 많은 역할을 맡았는데 악역은 해본 적이 없어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악역이 있다면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