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신양관광개발'이 의문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부 자금이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의 투자금으로 활용돼 신양관광개발이 총수 일가의 '비밀통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신양관광개발이 계열회사로 직·간접적인 소유지분은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신양관광개발의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분 100%를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2세들이 보유 중이다. 2014년 12월 기준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지분의 44.12%,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32.65%를 차지하고 있다. 장녀 조희경씨는 17.35%, 차녀 조희원씨는 5.88%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 역시 총수 일가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2007년부터 신양관광개발은 조 회장과 2세들로부터 장기·단기차입금을 지원 받았다. 2014년에는 조 회장으로부터 연이율 6.5%로 20억원을 차입했다.
신양관광개발 매출의 100%는 한국타이어그룹과의 거래에서 나온다. 신양관광개발의 지난해 연매출은 20억7000만원이다. 이 중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거래가 17억9200만원, 한국타이어와 거래가 2억8500만원 상당을 차지한다. 그 전해 매출도 마찬가지다. 전체 매출 19억6700만원 중 한국타이어월드와의 거래가 17억원, 한국타이어와의 거래가 2억원 수준이다.
모회사와의 안정적인 거래에도 당기순이익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신양관광개발의 당기순손실은 173억6500만원으로 전년도 기록한 당기순손실 21억8400만원보다 약 9배 급증했다.
이 손실에는 조현범 사장의 투자실패가 큰 몫을 차지한다. 조 사장은 2006년부터 신양관광개발 자금 일부를 FWS투자자문을 통해 투자에 활용했다. 조 사장이 FWS에 투자일임한 금액은 450억원대. 2013년 계약액인 211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2011년 초까지는 수익을 냈지만 그해 여름 유럽재정위기가 발생하면서 선물·옵션에서 큰 손실을 본 후 아직 원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FWS의 선물투자 실패로 한국타이어 주식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업계에 의하면 한국투자증권 반포지점에서 매물로 나온 한국타이어주식만 30만주, 시가로 120억원에 달해 손실은 수백억원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 측은 "신양관광개발은 한국타이어의 용역업체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이번 투자 역시 전적으로 신양관광개발 측의 자발적인 의지로 이뤄진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양관광개발 관계자는 "우리 자금인 것은 확실하나 어떤 종목에 투자했는지는 '한국타이어'통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타이어에 책임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