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 여자친구와 첫 데이트를 앞둔 황성한(29)씨는 데이트 전 휴대폰을 먼저 체크한다. 카드사에서 데이트 장소 주변에 있는 커피숍 정보와 음식점 할인혜택 등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황씨는 카드사에서 안내해주는 맛집과 다양한 혜택 등을 통해 성공적인 데이트를 준비할 수 있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자사가 가진 고객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에 활로를 찾고 있다.
고객 성향과 소비패턴을 분석해 각자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강화하고 신규고객을 유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내년 3월까지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을 구축하고, 금융사가 특정인 식별 정보를 뺀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빗장을 열어줌에 따라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개인별 맞춤 서비스 강화·복지 등 활용
빅데이터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영역 확장을 하고 있는 곳은 신한카드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경영'을 선포하며 22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사이트 모델 '코드 나인'(Code 9)을 소개했다.
이는 다양한 특징을 9가지 유형을 나눠 코드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다.
예컨대 '에스라인' 체크카드의 경우 계획적이고 합리적이며 생활밀착업종의 소비 비중이 높은 실용적 직장인들을 위한 상품으로 이들에게 맞는 혜택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신한카드는 LG전자와 홈플러스, 11번가 등 주요 업종 대표기업 20개사와 손잡고 빅데이터 기반 CLO(Card Linked Offer) 서비스인 '샐리(Sally)'도 선보였다.
'샐리(Sally)'란 별도의 할인쿠폰이 없이 자동으로 할인해주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은 신한카드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맞춤서비스 중에 원하는 오퍼를 선택하면 자동적으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신한 샐리'서비스를 주요 업종 대표기업들과 공동으로 '소비 활성화 플랫폼'으로 확대시킬 계획" 이라면서 "앞으로 연간 100조에 달하는 신한카드 소비인프라를 활용해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복지와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한다. 앞서 신한카드는 서울시와 함께 복지정책 수립 차원에서 각종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장애인 무료 셔틀버스 운행정보와 복지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해 장애인들이 셔틀버스를 쉽게 탈 수 있는 곳을 찾아낸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이용해 셔틀버스 노선을 조정을 위한 분석사업을 올해 연말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 소비패턴 활용…"필요 정보 제공"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제공해 주기도 한다.
최근 BC카드는 고객 특성과 사회현상을 분석해 적합한 마케팅 방법을 제시하는 '인공지능 마케팅 프로파일링 시스템(AIPS·아입스)' 개발에 착수했다.
아입스는 BC카드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사회현상 전반의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예측해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승인내역을 기반으로 분석할 때 고객의 숨은 수요나 소비형태 변화를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를 들어 피규어를 자주 구매해 30대의 '키덜트 족'으로 분류된 고객이 3∼4월에 소비를 줄이면 4월에 개봉하는 인기 영화의 피규어 구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해 이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다.
똑같은 이벤트나 동일한 혜택보다 대상 고객 맞춤형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BC카드는 정보화진흥원과 협력해 11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연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카드 또한 빅데이터 기반의 CLO서비스, '삼성카드 LINK'를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내놨다.
'CLO 서비스'란 카드사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회원에게 적합한 혜택을 매칭해 주고, 회원이 맘에 드는 혜택을 연결해 두면 별도의 쿠폰 없이도 할인이나 적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회원은 자신에게 필요한 혜택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카드사는 효율적 비용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가맹점 또한 신규 고객 유입효과와 함께 기존 고객의 사용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올 하반기 CLO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빅데이터 비즈니스 플랫폼인 CLOp(Card Linked Offer Platform)로 진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삼성카드는 유한킴벌리와 손잡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모델을 개발키로 했다. 출산과 육아, 시니어 등 생애주기별 소비패턴에 맞는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고객 정보를 활용해 금융사기를 방지하기도 한다. NH농협카드는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ATM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는 고객이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ATM기기의 위치와 고객 휴대폰 위치를 비교해 값이 상이할 경우 고객에게 이를 문자메시지 등으로 통보하는 형태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보다 안전한 ATM거래를 위해 'ATM위치기반 사고예방 서비스'적용을 확대해 현금부정인출 사고 등 전자금융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