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종훈 기자]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 47곳이 지분조정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4일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본격 시행에 앞서 유예기간 동안 규제를 피해갈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지분을 낮춘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규제 취지와 달리 대기업들이 공정위 법망을 피해가면서 법의 헛점도 드러났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공정위에서 받은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이익제공 금지규정 관련 자료'를 보면 대기업 계열사 47곳이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까지 지분을 팔아서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해갔다. 지난 2013년 6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대기업 계열사(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들은 오너 일가(동일인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를 넘어설 경우 일감몰아주기 등을 하게 되면 오너 일가에 과징금을 물리거나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2014년 2월 시행된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2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법 시행이후 유예기간 동안에도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지분매각이나 합병을 통해 계속해서 규제대상에서 빠져나갔다.
공정위는 올해 2월 기준으로 금지규정 대상은 모두 186개사라고 밝혔다. 수치만 보면 지난해 4월 187곳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는 숫자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보면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기업 13곳, 추가된 기업 12곳 등 모두 25개사에서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지분매각이나 합병을 통해 규제대상에서 빠져나갔다.
삼성은 비상장 계열사인 ㈜가치네트, 삼성석유화학㈜ 등 2곳이 제외됐다.
현대차는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 비상장사인 현대위스코㈜·㈜삼우·현대엠코㈜ 등 가장 많은 4개사가 제외됐다.
이밖에 한화의 한화관광㈜, CJ의 ㈜타니앤어소시에이츠, 동부의 동부건설㈜, OCI의 넥슬론㈜, KCC의 ㈜KCC건설, 대성의 ㈜나우필·㈜툰부리가 빠졌다.
신학용 의원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법망을 피해가기 위해 그동안 꼼수를 써서 총수일가 지분율을 인위적으로 낮췄다"며 "실질적으로 규제받아야 할 대상이 빠져나가 공정법 실행에 사실상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부당내부거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개정한 새 공정거래법을 지난해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의 총수 일가가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잡고 전격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