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금융권이 메르스 피해기업 지원에 두팔을 걷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메르스 (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격리자가 368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경기회복세 부진과 소비위축이 이어진데 따른 대책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선제적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인하부터 긴급운영자금 실시, 대출이자 유예, 우대금리적용까지 금융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긴급운영자금-대출이자 유예' 등 금융지원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메르스 확산으로 영업상 차질을 빚는 중소·중견기업에 금융지원을 실시키로 했다.
이는 경제활동 위축 방지를 위한 조치로 선제적 금융지원을 통해 기업 피해를 막는다는 복안이다.
생산과 판매, 자금회수 등 영업상 피해를 보는 기업은 긴급운영자금 1000억원과 기존대출금의 기한연장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긴급운영자금은 업체당 20억원을 한도로 2년 이내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우대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대출금 기한연장은 올해 기일도래되는 대출원금에 대해 1년 이내에서 연장된다.
신한은행도 메르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금융지원은 병원과 음식점, 호텔, 소매업, 여행사 등 메르스로 인해 피해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기업 당 5억원 범위내에서 총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전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피해기업의 기존 대출금 분할상환 유예, 만기연장도 지원될 계획이다. 만기연장시에는 최대 1.0%p의 대출금리 감면도 제공된다.
메르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로 인해 금융지원을 원하는 기업은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간단한 확인절차를 통해 금융지원 대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융지원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에 낮은 금리의 긴급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메르스 피해기업의 금융비용 절감과 유동성 확보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충청영업 그룹 함영주(왼쪽부터 세 번째) 대표는 권선택(가운데) 대전시장에게 메르스 퇴치 기원 성금 을 전달했다/대전시 제공
◆ 병·의원-숙박-여행업계 대상…"소비위축 우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은 메르스와 가뭄피해와 관련해 범(凡)농협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협 상호금융과 농협은행은 메르스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단·격리자 ▲중소병·의원 ▲중소기업·소상공인 중 정부의 관련 자금 지원 받았으나 추가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 긴급 저리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가계는 1000만원 이내, 기업은 1억원 이내에서 이용가능 하며 1.0%p 수준 이내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와 함께 농협은 대출금 이자와 할부상환금 납입유예, 보험료 납입유예, 사고보험금 조기지급 등의 금융지원도 병행키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메르스 피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을 단행한다.
금융지원 대상은 메르스 관련 진료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병·의원, 손님이 끊겨 피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계약 취소로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관광·여행·숙박·공연업계 등이다.
이번 금융지원은 신규대출 지원과 기한연장 우대다. 신규대출은 총 3000억원한도에서 긴급 운전자금이 필요한 경우 피해규모 이내에서 최고 5억원까지 지원하며, 최대 연 1.0%p의 금리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기존대출 만기도래 시 우대금리(최대 연1.0%p)적용과 원금상환 없이 기한연장이 가능하다. 기존 대출금 분할상환 유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경남은행 지점에서 고객이 손세정제를 사용하고 있다/경남은행 제공
◆ 손세정제 배부부터 금리인하까지…"선제적 대응"
메르스 진단방법과 대응요령을 알려 피해를 방어하는 곳도 있다.
BNK금융그룹 경남은행은 전 직원에게 메르스 주요 증상·진단방법·대응요령 등을 담은 종합방안을 전달했다.
또 전행적인 비상연락망과 보고 체계를 구축,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이는 직원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조치 중이다.
이와 함께 경남은행은 메르스 환자에 대한 병원의 리스트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지하고 직원이나 가족의 방문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본점 각 부서와 지점에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물품을 배부하고 각종 집합회의를 비롯해 출장ㆍ회의ㆍ연수 등을 취소 또는 연기했다.
이철수 부행장은 "고객과의 최접점인 은행 창구 직원들이 메르스 예방 수칙을 숙지할 수 있도록 사전 종합대책 교육을 실시간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50%로 전격 인하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경제주체의 심리와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병·의원과 공업업종 등 메르스로 피해를 본 업종과 중소 병·의원에 오는 15일부터 자금지원이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또 중소기업청의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메르스 피해지역의 소상공인 지원 범위를 확정해 17일부터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