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얼굴로 알아보기 힘든 배우 되고 싶다"
'식샤를 합시다' 권율
8년 무명생활 내공 쌓은 시간
복잡한 여자보다 솔직녀 좋아
예능 자신없어 그냥 배우할래요
'시즌 1'을 뛰어 넘는 인기로 2회 연장이라는 성적을 거두고 종영된 '식샤를 합시다2(이하 식샤)'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 드라마다. 먹방이라는 소재와 로맨틱 코미디를 절묘하게 섞어 국내에서도 복합 장르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과 시즌제로서 전작보다 나은 속편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권율(35)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권율은 데뷔 8년차다. 스크린과 안방에서 꾸준히 연기를 해왔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최민식 분)의 아들인 이회 역을 맡은 이후다.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긴 무명 세월에 대해 전혀 불안해 하지 않았다.
"주변 분들이 오히려 힘들어했지만 전 그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간이 나중에 좋은 경험이 돼 연기 내공으로 쌓일거라 믿었어요."
실제로 권율은 '식샤'가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 주연작임에도 '로코킹'이라는 수식어가 생길 만큼 이상우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진 않았지만 늘 자신이 있었어요. 물론 연기가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죠. 대본을 파면 팔수록 캐릭터에 공감이 되고 가까워질 수 있어야 하는데 '식샤'의 이상우가 그랬어요. 대본을 3부까지 봤을 때는 이상우 역시 기존의 캐릭터를 답습하는 것 같았지만, 4회부터는 욕을 하는 등 반전을 주는 모습에 끌렸죠. 그런 독특한 성향의 캐릭터를 좋아하다보니 지금까지 다채로운 군상을 연기한 것 같아요."
드라마로 데뷔했지만 연극으로 기초를 다지고 독립영화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해왔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우면서도 배우로서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배우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청자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율이 저런 작품에도 나왔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죠. 제가 좋아하는 배우는 크리스토퍼 왈츠입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죠. 거기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2012년 윤계상과 함께 '원테이블'이라는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했다. 하지만 그는 "'원테이블'은 친한 윤계상씨와 함께 했기 때문에 편안하게 참여했던 것"이라며 "예능은 자신이 없다. 아직은 배우로서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식샤'에서 이상우는 눈치 없고 서투른 백수지(서현진 분)와 적극적이지만 가식적인 홍민아(허가윤 분) 사이에서 결국 백수지를 택했다. 권율은 실제 상황이라고 가정했을 때도 "민아처럼 적극적이지만 남자 관계가 복잡한 인물보다는 눈치 없는 수지가 낫다. 그래서 이상우가 나랑 많이 닮았다고 느낀다"며 "거짓말 하는 여자가 싫다. 나는 사랑할 때 진심을 다하는 편"이라고 연애관을 공개했다.
3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소년 같은 권율은 오연서와 함께 올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를 좋아해요. 한국판 '웜바디스' 같은 작품이 있다면 꼭 출연해보고 싶어요. 7월 한여름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풍성하게 차려지니 많이 보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