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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깨어있는 나

박상진 트렌드 읽기



누군가의 쇼핑을 돕는 일은 어렵다. 상대방의 취향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에게 어울리는 제안이 수용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제3자적 판단, 즉 객관적 시각에서 상품의 좋고 나쁨 혹은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고를 얘기하는 게 수용되기 힘들다는 얘기다. 당사자 눈에는 절대 차지 않는다. 때로 괜찮아 보이기도 하나 반복되는 의구심에 추천 상품에 대한 구매는 쉽지 않다. 이럴 때의 대부분은 ‘좋아 보이는데 나한테 안 어울려’라고 변명인지 설명인지 사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뉘앙스의 말로 얘기가 끝나기 마련이다. 도우미 입장에서는 ‘왜 끌고 다니는 거니’ 싶다.

사람은 자신이 입던 것, 쓰던 것, 먹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먹는 것은 그나마 상대방에게 큰 불편을 주는 두려움은 아니지만(물론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가까운 사이에는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외모의 치장과 관련된 것은 다르다. 구매행위에 대한 동반활동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여자가 구매자고 남자가 동반자라면 이 문제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 여자의 경우 ‘취향’으로 대변되는 강한 주장이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어지간한 남자가 여자의 구매 취향을 이해해서 그 이상의 제안을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호기심 유전자’는 매우 그럴 듯 해 보인다. 뭔가 도전적이고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다른 사람보다 앞서 가는 사람의 상징처럼 대두되고 있다. 그렇기도 하다.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누군가의 제안이나 추천에 관대하다. 일단 수용해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지속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런 사람들은 안정성이 매우 떨어진다. 어떤 물건이건 일정 시간 이상을 사용해야 자기 것으로 흡수되기 마련인데 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싫증을 잘 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하거나 판단한 일부를 전체로 둔갑시켜 믿는 오류를 범한다.

학계에 따르면 호기심은 뇌의 각성이 부족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신이 멍할 때 커피를 마셔서 뇌를 각성시키는 것처럼 평소의 뇌 상태가 다른 사람보다 덜 각성돼 있기 때문에 스스로 각성시킬 뭔가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항상 깨어있기를 원한다는 것인데, 이게 핵심이다. ‘깨어있는 나’가 되려는 본능. 누구나 그 본능을 추구하다. 쇼핑을 통해서든,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든, 정치적 이슈를 통해서든. 그러니 상대방의 반응이 달갑지 않다 해도 포기하지 말자. 서로를 깨워주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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