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소리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사진)이 매출 하락 만회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은 물류 분야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한편 한라비스테온공조 집행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직접 회사 대표 권한을 행사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면에는 한국타이어의 실적 부진이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하락세를 맞았다. 올해도 실적을 만회하기 힘들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486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2% 감소한 20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발생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한국타이어 교체 파문도 발목을 잡았다. 제네시스에 장착한 한국타이어 노블2 제품에서 불규칙 마모에 따른 소음과 진동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국내 4만3000여대 제네시스 타이어를 무상교체 처리했다. 올해 나온 2015년형 제네시스는 해외 브랜드인 컨티넨탈과 미쉐린 타이어로 기본 장착 제품을 변경했다.
한국타이어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녹록지 않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에서 생산된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과세와 상계 관세를 부과하기로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중국 저가 타이어 브랜드와의 가격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유로화 약세가 장기화되며 유럽 시장에서 영업이익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돌파구 마련에 힘을 쓰는 모양새다.
조 사장은 최근 물류회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이달 중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공고에 따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한국타이어가 수출하는 국가가 약 180개국으로 물류 회사를 인수할 경우 타이어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올해 지분 19.4%를 보유한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집행임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집행위원제를 도입해 집행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주요 의사 결정과 업무집행 권한을 위임받아 회사를 경영한다. 조 사장이 사실상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대표 이사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세계 2위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제조업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2월 한앤컴퍼니와 컨소시엄 형태로 3조9000억원을 들여 이 회사를 인수했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통해 타이어 사업 뿐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된 사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할 계획"이락고 밝힌 바 있다. 타이어 분야에 집중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시도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한국타이어가 세계적인 전문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휠'이나 '하부 서스펜션'과 같은 타이어와 관련된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이번 제네시스 사태를 보듯 타이어 성능에 대한 투자가 더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