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올 1분기 가계에서 사용하지 않고 쌓아둔 여윳돈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여파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중 자금순환'에 따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29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00억원 증가했다.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14조5000억원)와 비교해서는 15조1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새로운 국제기준(2008 SNA)을 적용해 자금순환 통계를 낸 2012년 1분기(31조5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잉여자금이란 예금이나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운용자금에서 조달자금을 뺀 것으로 규모가 증가할 수록 가계가 돈을 쓰지 않고 쌓아뒀음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1분기에 특별상여금 지급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게다가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증가로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전기 대비 4.2%)이 5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지갑은 열리지 않은 셈이다.
실제 같은 기간 민간소비 증가율은 고령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전기 대비 0.6%에 그쳤다. 지난 2013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0%대다.
한편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법인)의 경우, 이익 개선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지난해 말(7조3000억원)보다 3조원 가까이 줄어든 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금운용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9조5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여기에는 자금조달 규모가 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7000억원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일반정부의 1분기 자금조달 규모는 38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5조1000억원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자금운용 규모는 32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조2000억원 확대됐다.
같은 기간 국외 부문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 자금부족 규모가 27조9000억원에서 27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한편 3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1경4105조원으로 작년 12월말 대비 3.8%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자산에서 대출금 비중은 전분기말 대비 하락한 반면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비중은 상승했다"며 "여기에는 주식과 채권의 가격상승분이 상당부분 포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