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메르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메르스 바이러스를 과소평가했기때문으로 드러났다.문 장관은 24일 메르스 사태 초기에 정부가 병원 공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전파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의 질의에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메르스 전파력이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결정했다. 과소평가 한게 맞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어 "병원명을 공개하면 해당 병원이 신고를 제대로 안 하거나 환자를 받지 않을 우려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번 환자가 나왔을 때 삼성서울병원 등을 공개할지에 대해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당시 국내에 없어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부가 이후 다시 병원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메르스 전파력이 상당히 강하고,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당초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방침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6월 3일에 정보를 공개하라는 대통령 지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문 장관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초기 병원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새정치연합 남인순의원이 "초기 병원 공개를 하지 않도록 한 것은 누구의 결정이냐"고 묻자 "제가 (결정했다)"라고 답했다.
문 장관은 또 남 의원이 "정부가 준수했다고 하는 WHO(세계보건기구) 의사소통 가이드라인 원칙에는 신뢰관계 구축, 신속한 발표, 투명한 정보공개 등이 있지만 정부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병원 상황 등에 따라 공개 등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의료계, 병원,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상황에 맞춰서 판단했다"고 해명 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가 무기한 연장된 가운데 강릉의료원 간호사가 환자 치료 중 메르스에 감염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써 강원도내 다섯 번째 확진 환자가 나왔고 의료진으로서는 처음이다. 강릉의료원은 메르스 확진자가 격리 치료를 받는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179번인 A씨는 확진자인 96번, 97번, 132번 환자 치료 중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간호사는 지난 12일 132번 환자를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밀접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속출하자 정부의 방역대책에 구멍이 뜷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