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등기부 상 주소가 일본 도쿄 시부야구 하츠다이 2-25-31번지로 돼있는 'L제2투자회사'. 하지만 이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도쿄가 아닌 홋카이도 롯데상사로 연결된다. /구글어스 캡쳐
법인주소 일본 도쿄 주택 주택가…전화하면 홋카이도서 받아
대표이사 신격호 등만 확인…"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일본 국적사 'L투자회사'가 최근 7년간 국내 롯데 계열사들로부터 총 1200억여원을 현금 배당금 받아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사인 'L투자회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내부 지율분 등 지배구조는 일체 공개되지 않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 12개로 나눠져 있는 L투자회사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호텔롯데·롯데로지스틱스·부산롯데호텔 3곳에서만 약 1200억원의 현금배당을 받았다.
L투자회사는 이 3곳 외에도 20개 내외의 롯데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있어 실제로 국내에서 배당받아 챙긴 금액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열사별 배당금을 보면 한국 롯데의 실질적 지배회사인 호텔롯데로부터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154억5000만원, 총 1081억원의 현금배당을 챙겼다.
롯데로지스틱스로부터는 2009년부터 6년간 연평균 6억4700만원, 총 38억8200만원을 받았다. 부산롯데호텔로부터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13억 6200만원, 총 68억1200만원의 현금배당을 챙겨왔다.
L투자회사가 이들 세 회사로부터 가져간 연 평균 현금배당금은 약 233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의 소유구조나 대표이사 및 이사진 현황에 미루어 봤을 때 L투자회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악하고 있고, 국내 계열사에서 흘러들어간 배당금도 신 총괄회장이 사실상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L투자회사의 내용은 일본 법무국이 발행하는 법인등기부등본을 통해 주소와 대표이사 및 이사진, 자본금 등만 확인 가능하고 소유지분과 내부 배당내역 등은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다. 한 회계사는 "L투자회사는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의 외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은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알미늄 측에 최대주주인 L제2투자회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하지만 이들 회사는 나중에 L제2투자회사의 법인 주소만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했다.
기자가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인 도쿄 소재 L제2투자회사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가 연결된 곳은 홋카이도의 롯데상사였다. 전화를 받은 롯데상사 직원은 "L제2투자회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홍보팀 관계자도 "L투자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