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반대를 선언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삼성의 지분 가치평가 논란이 엉뚱하게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로 옮겨 가고 있다.
엘리엇은 '주주가치'와 '공정성'을 문제로 내세우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을 두고 삼성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ISS는 "삼성물산 주주들은 오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주식 전량 인수에 반대해야 한다"며 "합병 후의 잠재적 시너지는 삼성물산의 저평가 문제를 보전해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병 후의) 매출 목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이번 거래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3일 헤르메스가 국내 법무법인인 넥서스를 통해 삼성정밀화학 주식 129만5364주(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2004년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주식으로 약 380억원의 차익을 챙긴 사례를 들추며 일각에서는 엘리엇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엘리엇이 주장한 합병 비율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먹튀'를 준비하는 모양새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철저히 '투자 목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엘리엇과 삼성의 분쟁과 연결짓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의 매출과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대표 '캐시카우' 염소·셀룰로스 부문의 실적 회복으로 외국인 매수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르메스가 삼성정밍화학 지분을 늘리면서 삼성 흔들기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헤르메스의 (삼성정밀화학)투자는 엘리엇과 삼성의 합병 문제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긴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이 최대주주인 삼성SDI에 공급하는 물량을 늘리면서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