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하희철 기자] 배우 조수향(25)은 KBS2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이하 후아유)에서 뛰어난 악역 연기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제 갓 주목 받기 시작한 신인이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기초를 다졌고 대학로에서 두 편의 연극을 했다. 이후 7편의 독립영화에도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영화 '들꽃'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올해 초 KBS2 단막극 '눈길'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후아유'는 그의 두 번째 드라마다. 극중 주인공인 고은별(김소현 분)을 괴롭히는 강소영 역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댓글부터 패러디물까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하지만 악역으로 인한 악성 댓글이 더 많았다.
"작품 시작하기 전까지도 이렇게 반응이 많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처음엔 감당이 안됐지만 생각해보면 악역 치고 사랑을 많이 받은 편인 것 같아요. 다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연기 공부할 때 절 처음 본 사람들이 '밋밋하게 생겼다'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걸 깨고 싶었죠. 악역으로 보인다는 게 오히려 더 좋아요. 뻔하지 않으니까요."
올해의 악역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조수향은 '후아유'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건 온전히 함께 연기한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 덕분이라고 말했다.
"소현이는 마음이 약해서 제 머리채를 잡는 장면에서 괜찮다고 해줬는데도 미안해하더라고요. 저도 소현이를 괴롭히는 장면은 최대한 한 번에 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한 번도 NG를 내지 않았죠. 두식 오빠는 고마운 분이에요. 제가 힘들어 하면 늘 다정하게 챙겨줬죠. 동료들 덕분에 제 역할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었어요."
25세의 조수향이 여고생 연기를 하면서 가장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은 강소영 그 자체였다. 실제 성격과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소영이는 좋은 집안에 공부도 잘해서 돋보이는 아이에요. 다른 아이들로부터 고립돼 외롭고요. 저와는 정반대인 것 같아요. 전 학창시절에 평범하게 친구들하고 노는 걸 좋아했던 아이였어요. 엄청 시끄럽고 흥이 많은 아이였죠. 지금도 친구들과 노래방 가는 걸 제일 좋아해요."
조수향은 드라마가 종영되고 가장 좋았던 것은 유명세가 아니라 그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과 만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 가장 만나고 싶었던 것은 친언니였다.
"언니랑 굉장히 친해요. 드라마 끝나고 같이 놀려고 했는데 언니한테 남자친구가 생겨서 만나기 힘드네요. 빼앗긴 기분이에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언니한테 의지를 많이 했거든요. 제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가장 지분이 많은 사람입니다."
언니의 연애에 질투하는 조수향은 정작 본인의 연애에는 관심이 없었다. "지금은 연애 생각이 없어요. 연기에 매진하고 싶으니까요. 연애에 쓰이는 에너지가 아깝습니다. 그 에너지를 온전히 연기에 쏟아내고 싶어요."
하희철기자 bbuheng@metroseoul.co.kr·사진/라운드테이블(전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