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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면세점 춘추전국시대…이제부터 진검승부



호텔신라, 롯데 독주 제동…현대산업개발·한화갤러리아 다크호스 급부상

롯데·신세계·SK네트웍스, 상생 전략 弱·오너공백 등으로 유치 탈락 고배

[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재개된 시내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호텔롯데의 독주가 깨지며 면세점 유통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개막됐다. 주인공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 법인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점, 하나투어 합작법인 SM면세점, 제주관광공사다.

이들 4개사는 지난 10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지역 3곳과 제주지역 1곳 면세점 신규사업자 심사결과에서 최종 낙찰됐다.

이번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띈 기업은 HDC신라다. 양사의 오너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대표이사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회장은 대기업 오너 가운데 유일하게 공식석상에 행보를 같이 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지난달말 HDC신라면세점 최고 경영진과 중국 주요 여행사를 방문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유치에 나선 데 이어 이달 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관광산업 발전 비전 선포식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또한 면세점 심사가 시작된 9일에는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을 방문해 프레젠테이션(PT,사업계획) 발표자를 격려했다.

호텔신라는 서울 시내 면세점 점유율 31%로 호텔롯데 60.5%에 이어 두번째로 점유율이 높았지만 오너의 면세점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리더십이 한몫하며 독과점 논란을 벗어났다.

백화점으로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현대아이파크몰은 면세점 선정으로 집객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HDC신라는 면세점 주변 전자상가 일대를 일본 최대 전자상가인 도쿄의 아키하바라처럼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용산역을 거점으로 지방까지 철도로 연결한 지방 관광 패키지 여행 상품을 확대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킬 방침이어서 미래의 낙수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 측은 여의도가 관광지로서 관광객을 끌어모을 상품기획전략(MD)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깨고 황금 티켓을 거머쥐었다. 제주공항면세점에 이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에 성공하며 면세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한화갤러리아는 명동과 동대문 등 강북지역에 치우친 외국인 관광지를 한강유람선 투어, 노량진 수산시장 체험, 한류스타 초청 콘서트, 여의도 벚꽃축제, 서울세계불꽃축제 등을 통해 서남부 상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투어는 관광산업 조성능력의 독보적인 부분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일본에 면세점을 낸 데 이어 올초 인천공항 9구역 면세점 운영자로 선정됐다. 하나투어는 면세점 관리역량에서도 유리했다. 일본 후쿠오카에 '스타샵엔라인'이라는 해외법인을 세워 지난해 5월부터 소형 면세점을 운영했고 사업시작 1년만에 월 10억원 정도 수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입지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포화 상태인 명동에서 가까워 상권 확대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관광공사는 면세점 수익 전액 기부라는 초강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사 측은 수익을 도민에게 전액 사용하는 제주형 면세사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세부적으로는 ▲관광객 유치 마케팅 50% ▲관광인프라 구축 30% ▲지역사회 환원 10% ▲중소상권 육성 10% 지원 등이다.

면세점 낙찰 기업 입지·특징·약점



한편,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패배한 롯데·신세계·SK 등의 총수 일가는 분루를 삼켜야 했다.

국내 면세점 점유율 1위(60.5%)로 왕좌를 지켰던 호텔롯데는 롯데피트인 면세점 유치 실패로 독주 레이스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그룹 모태인 명동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하는 초강수 전략을 뒀지만 탈락의 쓴 고배를 마셨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주차 문제에 과장된 홍보 등이 이유로 보인다.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신규 면세점 입지로 선정했던 SK네트웍스는 자체 보유 주차공간과 인근 주차장 확보 등 면세점 선정 막바지까지 역량을 모았지만 오너 경영 공백 등이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10일 심사결과 발표장에서는 독과점 논란과 함께 선정 기업의 구체적인 항목별 점수가 공개되지 않으며 관세청의 애매한 심사기준이 지적됐다.

또 이날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발표 전 입찰 업체들의 주가가 큰 변동을 보이며 사전 정보 유출에 따른 주가조작 의혹도 일었다.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관련 정황을 확보해 통보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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