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계급장'을 떼고 소통에 나섰다.
합병과 취임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고 하반기 경영방침을 소개하는 한편 열린 대화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들은 'CEO와 대화'의 장을 마련해 격의없이 의견을 청취하는 동시에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문화이벤트를 통해 임직원들의 복지와 사기진작에 힘쓰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회장, "새식구와 교감"
윤종규 회장(사진 맨 앞줄 가운데)과 KB손해보험 직원들이'ONE FIRM! ONE KB!'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KB금융 제공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KB손해보험 본사 사옥에서 '그룹 CEO와의 대화' 행사를 개최했다.
최근 자회사로 편입된 KB손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룹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행사는 자유주제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 1부와 만찬과 함께 화합의 시간으로 이어진 2부로 구성됐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직원들의 좌석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그 간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참석한 전 직원들에게 4가지 종류의 기념도서를 준비해 직원이 직접 취향에 맞게 고르게 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행사에 참여한 한 직원은 "새로운 그룹에 속하게 돼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CEO와 대화'의 시간을 통해 새 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며 "소탈하고 진솔하게 소통하는 CEO의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가족이 된 KB손해보험 직원들과 'ONE FIRM! ONE KB!'를 위한 소중한 첫 번째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장소와 형태의 소통행사를 통해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듣고 경영철학을 공유하는 등 격의 없는 대화의 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하나·외환銀 통합 이끈 '뚝심' 리더십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직원들의 즉석 질문에 대해 답하며 영업노하우를 전하고 있다/하나금융 제공
최근 은행 통합을 이끌어낸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의 리더십도 눈길을 끈다.
지난 13일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대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는 조기통합을 추진한지 1년여 만의 결실이다.
여기에는 김 회장의 뚝심 리더십이 한몫을 했다.
김 회장은 그간 대구와 부산, 울산, 경인 지역 등을 돌며 직원들과 소통한데 이어 지난 주말 노조와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통합의 첫 단추를 끼웠다.
하나금융 측은 "김 회장이 김근용 외환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외환노조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물밑 접촉 노력을 했다"며 "이 결과 (노사 합의가)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10일 하나·외환은행 우수 영업직원 200명이 참석한 '2015 마케팅영웅-영업의 新' 행사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공유했다.
김 회장은 이날 사전 준비 없이 즉석에서 직원들이 묻는 질문에 답하는 토크콘서트 통해 영업비법을 들려주고 직원들의 고민도 상담했다.
◆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소통경영 확대 할것"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이 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소속 직원들과 오찬을 하며 농협금융 경영 방향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 /농협금융 제공
올해 4월 말 취임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영업현장을 돌며 소통경영에 나섰다.
김 회장은 지난달 11일 농협은행 가락시장지점과 서울영업본부 방문을 시작으로 영업 현장을 찾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사내게시판에 'CEO와의 대화방'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농협금융 발전에 관한 각종 개선사항을 직접 보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달 4일에는 농협은행 신입직원에게 '우리의 꿈을 디자인하자'는 주제로 특강도 진행했다.
김 회장은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전국 자회사 영업점을 연중 지속적으로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직원사기 진작 등 소통경영확대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며 "(현장방문시) 보고와 의전을 최소화하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농협금융을 평소 소신인 '4대 경영나침반(신뢰·소통·현장·스피드)'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해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