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국민사찰 의혹에 대한 국회 조사가 이번주 시작된다. 국회가 정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및 안전행정위,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원회가 모두 나서서 진상조사 활동을 벌인다. 특히 국정원이 자살한 직원이 삭제했던 파일을 복구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조사가 정식 청문회나 국정조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청문회 수준으로 강도 높게 조사하겠다는 것이 야당의 방침이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근거없는 의혹제기가 사이버안보를 위협하는 억지공세라며 방어할 작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조사로 의혹이 시원하게 해소될지는 정말 의문이다. 그동안 굵직한 현안이 생길 때마다 국회 차원에서 조사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제대로 규명된 일은 별로 없다. 의혹은 안개에 싸인 채 정쟁만 거듭하다가 유야무야되곤 했다. 이 문제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서로 자신들의 주장만 늘어놓고는 진실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나 자료를 온라인에 띄울 경우 어디선가 들여다볼 것이라는 걱정이다. 야당이 이번에 해킹의혹의 진상을 규명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데는 이런 피해의식이 깔려 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그런 피해의식이 말끔히 해소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반면 여당 주장대로 국정원의 활동이 정말로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라면 그 고유기능을 지켜줘야 마땅하다. 요즘처럼 인터넷에서 온갖 정보가 난무하고 해킹을 통해 적국의 정보를 훔치는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쉬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번 조사를 통해 진상을 확실하게 파악해 국민의 피해의식을 불식시키고 사이버안보도 강화해야 한다. 사이버자유와 사이버안보를 조화롭게 양립시킬 기틀을 확립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사이버선진국이 될 수 있다.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진지하게 논의하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