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감에도 올해 2분기 민간 소비는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6월 및 2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 카드 승인금액은 50조8500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6% 증가했다.
공과금업종을 제외한 카드승인금액 증가율(5%)도 작년 6월 증가율보다 1.3%p 상회했다. 여기에는 2분기 영업일수가 전년동기대비 2일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올 2분기 카드승인금액은 157조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늘었고 작년 2분기 카드승인금액 증가율(4.1%)을 6.2%p 뛰어넘었다.
여신협회 측은 "메르스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업종에 메르스 영향이 국한됐다"며 "메르스 감염 우려로 사람들이 공공장소 이용을 자제하면서 종합병원과 대형할인점, 교통, 여행, 숙박업종 등과 같은 일부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의료업종과 여행사·항공사, 학원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메르스 감염 우려로 사람들이 공공장소 이용을 자제하면서 6월 중 교통(-0.6%), 레져타운(-43.6%), 종합병원(-13.8%), 대형할인점(-6.2%) 등과 같은 일부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감소했다.
대형병원의 경우 메르스 발병 근원지로 인식되면서 2분기 종합병원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1.6% 떨어졌다.
반면 약국업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과 같은 예방용품의 수요 급증으로 카드승인금액이 5.7% 늘어났다.
같은기간 숙박업종은 단체관광객과 출장객의 잇따른 취소로 전년동기대비 4.3% 내려갔다.
국세의 경우 신용카드 납부한도액 폐지와 카드사별 세금 무이자 할부혜택으로 2분기 공과금서비스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12조6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2배, 114.4% 증가한 규모다.
한편 체크카드의 성장과 소액결제화 추세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총 40조31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7.3%,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총 10조43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4.7% 올랐다.
특히 전체카드 대비 체크카드의 승인금액 비중은 20.5%로 2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같은기간 카드 승인건수는 신용카드가 6억9900만건, 체크카드가 4억3100만건으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9.4%, 20.8% 증가했다.
카드 승인건수 증가율이 승인금액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카드결제금액의 소액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전체카드 평균결제금액은 전년동월대비 4.2% 줄어든 4만4903원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