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한여름을 더 뜨겁게 하는 활극이 벌어지고 있다. 재계 순위 5위로 평가되는 롯데그룹에서 총수 2세 형제들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고령화에 따라 그룹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지는 재계와 국민의 관심사였다. 지금까지 현대그룹을 비롯해 여러 재벌들에서 형제들 사이에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 벌어져 왔다. 따라서 롯데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고 순조롭고 평화롭게 정리될 것인지 모두가 주목해 왔다. 아니 기대 아닌 기대를 해왔다.
그런데 그런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졌다.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신격호 회장의 두 아들 동주와 동빈 형제가 현해탄을 넘나들며 격력하게 싸우고 있다.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정리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이들의 갈등은 과거 봉건시대 왕조세습을 둘러싼 형제간 다툼의 복사판이다. 어떻게 현대 민주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 아무리 돈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금권사회라고 하지만 경영권 승계방식이 너무나 전근대적이고 무질서하다.
지금은 재벌가가 재산싸움이 벌어지기에 좋은 시기도 아니다. 국가경제 전체가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으며, 청년실업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책임있는 재벌이라면 청년실업 해소를 비롯해 침체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하다 못해 여러 가지 악재로 회복동력을 상실해 가는 증권시장을 살리기 위해 배당확대라도 모색해야 한다. 특히 평소 배당에 인색하던 롯데그룹 아닌가.
그런데 나라 경제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백주에 활극을 벌인다니 국민들의 시선은 몹시 싸늘하다. 그러니 롯데가 형제들은 이런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싸움을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 더 건설적인 방향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재벌가 형제들이 재산다툼을 벌일 만큼 국가경제가 여유롭지 않다. 싸움도 할 때가 있고 말아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