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신격호 집무실서 만나…대화 5분 만에 '끝'
김포공항 도착 직 후 "아버지 해임 지시서는 무효"
[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신동빈(60·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일주일간의 침묵을 깨고 3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아버지인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찾았다.
롯데그룹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화해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오후 3시 30분부터 5분 정도 만났다"며 "출장 잘 다녀왔다고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자간 만남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추후 경영권 분쟁 사태가 수습될 지, 양측의 확고한 의견차이로 조만간 열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일본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오후 2시 29분 대한항공 KE2708 항공편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지난 27일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드러난 지 일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입국장에 대기하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아무 말 없이 30여 초간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경영권 분쟁 사태에 깊이 사죄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는 데는 말을 아꼈다.
신회장은 앞서 귀국한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61)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말을 전혀 구사하지 못한 채 일본어로 인터뷰에 응하며 뭇매를 맞은 것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일 롯데 경영권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구성, 주주총회 날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과 이에 따른 경영판단 능력보유 등의 사안에 대해 "여기서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88)씨로부터 지지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도 대답을 회피했다. 다만 신 회장은 어머니와 전화로 통화했다고만 말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기자들의 질문에 "사태가 해결되는대로 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을 받아 롯데를 안정시키겠다"며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일본에 체류하면서 준비한 반격 카드도 들어보였다. 신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총괄회장과 면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정확한 날짜는 기억 못하고 있지만 지난 7월 8일이나 9일께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아버지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공항 앞에 대기하고 있던 롯데그룹 차를 타고 오후 3시 30분께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무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했다. 신 총괄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이 있는 34층에서 5분간 회동한 뒤 지하 주차장을 통해 호텔을 빠져나갔다.
회동 자리에 일본행을 연기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참석한 것으로 전해져 삼촌 등 일가가 참석하는 가족회의가 열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