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들과 점심을 나누는 신동빈 회장.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롯데그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 이겨도 호텔롯데 정기주총 이사 해임 전망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4일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신동빈(60·사진) 회장 지지 선언을 발표하고 신 회장도 현장경영에 적극 나서며 한국롯데의 경영권자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의 경영권 싸움 구도는 실질적인 지분을 나눠 가진 신격호(94) 롯데총괄 회장·신동주(61) 롯데홀딩스 전 부사장 이하 신 씨 일가와 신 회장·롯데홀딩스 이사회 이하 사장단의 구도다. 지분만으로 보면 신 총괄회장 측이 이사회와 경영자로 이루어진 신 회장 측보다 우세하다.
신 회장이 전날 롯데의 숙원 사업인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에 이어 이날 직접 계열사 현장 방문에 나선 것도 한국롯데에서 위협받는 경영권에 직원들이 흔들릴까 내부 결속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신 회장의 입지가 달라질 것은 없다.
신 회장은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 신입사원들과 만나 "롯데그룹의 경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작 신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사 자리가 해임될 수 있는 처지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19%(추정) 내외를 갖고 있을 뿐이다.반면 신 총괄회장은 혼자서만 롯데홀딩스 지분 55.65%(본인명의 28%·광윤사 27.65% 추정)를 갖고 있다. 신 회장이 아무리 이사회와 주주들을 대동해도 아버지의 지지없이는 롯데를 정복하기는 힘들다.
한국롯데의 지배자인 'L투자회사' 역시 신 총괄회장의 손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며 신 회장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비록 한국롯데 사장단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사장단은 전문경영인일 뿐 롯데의 후계를 결정할 권한은 갖지 못한다. 사장단 중 소수가 롯데 관련 지분을 갖고 있다 해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창립자이자 롯데의 총수인 아버지의 지지를 받는 신 전 부회장과 전문경영인과 이사회의 지지를 받는 신 회장의 싸움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형국인 것과 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사장단이 현 회장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고용된 전문경영인일 뿐 후계싸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며 "신 회장의 측근들인 사장단과 이사회는 이번 싸움에 자신들의 사활이 걸렸다는 것을 알 것이다. 신 회장의 패배는 곧 자신들의 패배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과 한국롯데의 주총에서 3분의1이상 의결권을 확보한다면 임기 중 이사직 해임은 방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사의 해임은 임기 중에는 주총 참석주주 3분의 2이상 동의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사의 중임은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루어진다.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에서 이긴다해도 신 총괄회장이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 2017년 호텔롯데 정기주총에서 본인의 해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 이사 임기 만료일은 2017년 2월18일이다. 신 회장에게 남아있는 임기는 길어야 1년 반 정도인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과반수 지분뿐만 아니라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거의 모든 지분(L투자회사 72.65%+ 롯데홀딩스 19.07%)을 손에 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롯데를 나누는 방향'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