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사랑하는 은동아' 김사랑 "멜로 드라마 질릴 때까지 해보고 싶어요"
타협하지 않는 성격덕분에 4년 공백 생겨
'은동아' 인생작, 캐릭터 더 즐겨보고 싶어
데뷔 15년 만에 배우로서의 열정 가득 차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미스코리아 출신인 김사랑(37)은 뛰어난 외모 때문에 누구보다 뚜렷한 이미지를 가졌던 배우다. 물론 '이 죽일 놈의 사랑'처럼 서민적인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크릿 가든', '도쿄 여우비' 등의 드라마에서 도시적이고 섹시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해왔다. '왕과 나'에서는 당대 최고의 기생 어우동을 연기 했고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에서는 뭇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관능적인 여교생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이미지 소비에 지쳐갔다. 연기 변신을 하고 싶어도 그런 이미지 캐스팅이 줄을 이었다. 김사랑은 결국 '시크릿 가든'의 윤슬을 마지막으로 드라마에서 모습을 감췄다.
"배우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지쳐있었을 때였어요.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해보고 싶었고요. 일부러 떠난 건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4년이란 시간이 지나게 됐죠. 작품 제의가 많이 들어왔었어요. 그런데 열정도 의욕도 없고 열심히 할 자신이 없었죠. 저는 타협할 줄 아는 성격이 아니라서 돈을 벌어야 하고 도태될 것 같아서 작품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정말 하고 싶어서 해야 좋은 결과도 얻으니까요. 배우라는 직업을 내가 좋아한다고 해도 사랑받지 못하면 할 수 없잖아요. 내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런 김사랑이 다시 드라마 복귀를 결심한 것은 온전히 캐릭터의 힘이었다. JTBC '사랑하는 은동아'(이하 은동아)에서 김사랑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멜로 드라마를 홀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을 연기로 증명했다. 드라마는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도 높았고 중국 소후닷컴에서 기대작 1위로 뽑힐 정도로 해외 반응도 좋았다.
"배우로서 (은퇴)결정을 내려야하지 않을까 싶은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어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거든요. 마치 배우를 계속하라는 계시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없이 열심히 해보려고 했어요.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데 주력했던 것 같아요."
김사랑은 '은동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찾았다고 말한다. 부가적으로 멜로의 매력에도 푹 빠지게 됐다.
"다른 작품을 했을 때는 끝나고나서 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은동아'는 사랑 받아서 그런지 끝나고 나니까 오히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생겼어요. 그런 사랑을 받는 게 행복했어요. 배우로서 '아 이래서 연기를 하는구나'싶었죠. '은동아'가 제 인생작이라는 말도 들었고요. 앞으로 자주 시청자분들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특히 멜로 드라마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질릴 때까지 해보고 싶어요."(웃음)
'은동아'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연기했던 김사랑은 아직은 결혼보다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결혼에 대해)급해지고 해야하는데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이상하게 급한 마음이 없어요. 부모님도 특별히 결혼하라고 재촉하지 않으시고요. 아직은 연기를 더 하고 싶어요. 여기서 더 쉬면 4년마다 나오는 '월드컵 배우'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아요.(웃음) 기다리는 입장이니 일도 사랑도 기회가 오면 잡을 거에요."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김사랑은 여전히 아름답다. '은동아'에서는 30대 초반을 연기했지만 어색함이 없었다.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몸에 나쁜 걸 일체 하지 않아요. 술도 안 좋아하고요. 단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다니는 교회가 24시간 열려있어서 머리가 복잡할 때면 찾아가고요. 얼굴에 살이 많은 타입이라 어려보이는 게 아닐까요?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동안이란 말을 들었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