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해외 시장에서 좀처럼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수에서는 주력 모델인 K5와 K7의 판매실적 감소가 눈에 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들어 7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176만329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판매량 180만9810대와 비교해 2.6% 감소한 규모다.
이 기간 내수는 29만784대를 판매해 지난해 26만1069대보다 11.4% 증가했다.
반면 해외는 154만8741대에서 147만2512대로 4.9% 감소했다.
지난달 해외판매는 18만6325대로 지난해 7월 22만212대보다 15.4% 급감했다.
이에 전년 동월 대비 총 판매량 10.7% 감소를 초래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매출 23조6187억원, 영업이익 1조1623억원, 당기순이익 1조6497억원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동기 영업실적과 비교해 각각 매출은 1.5%, 영업이익 22.8%, 당기순이익은 13.2%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기아차의 저조한 성적은 주력 모델을 비롯한 승용 부문의 판매 부진에서 기인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기아차는 올 1~7월 내수에서 경차인 모닝과 레이부터 플래그십 세단인 K9까지 승용 전 차종이 지난해보다 덜 팔렸다.
올해 누계 모델별 판매량을 보면 △모닝 4만9987대(-7.0%, 이하 전년 동기대비 감소치) △레이 1만5450대(-20.3%) △프라이드 4288대(-26.4%) △K3 2만4987대(-8.5%) △K5 2만6550대(-10.2%) △K7 1만1376대(-12.7%) △K9 2700대(-10.0%) 등이다.
승용 부문 총 판매는 13만5338대로 지난해 15만1878대보다 10.9% 감소했다.
이 중에서도 기아차의 주력 모델인 K시리즈의 두 자리수대 실적 하락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순 '2개의 얼굴, 5가지 심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신형 K5를 출시한 바 있다.
신형 K5 개발에는 45개월 동안 4900억원을 투입했다.
사측은 우수한 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갖춘 2030 고객 맞춤형 모델로, 취향에 따라 디자인과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중형차라고 소개했다.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 K5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62.4%, 전월 대비 68.6% 늘어난 6447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7월까지 3만대 가까이 팔렸던 지난해 실적을 만회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5의 하이브리드카 판매 역시 올 7월 누계 1914대로 3066대가 팔린 지난해보다 37.6%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K7 하이브리드카는 1667대가 팔려 전년 동기(2443대) 대비 31.8% 감소한 실적을 냈다.
이 기간 SUV·RV(스포츠유틸리티차량·레저차량) 부문에서는 11만7537대를 팔아 전년 동기 7만3199대보다 60.6% 늘어난 판매 호조를 보였다.
기아차 측은 "신형 K5와 쏘렌토, 카니발 3각 편대가 실적을 견인하며 2000년 현대차그룹 출범 이래 사상 최다 국내판매를 기록했지만, 내수 판매 증가에 따라 수출물량 공급이 감소하며 해외 판매가 감소했다"며 "올 하반기 신형 스포티지를 투입하는 한편 신형 K5 판촉과 마케팅에 힘을 기울여 글로벌 판매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