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문제로 뒤늦게 움직일 모양이다. 지금까지 재벌이 하는 일을 비호만 해오다가 롯데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국민의 지탄이 커짐에 따라 재벌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재벌들은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면서 서민과 중소기업을 옥죄어 왔다. 또 총수 일가가 주로 비상장사를 통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면서 통째로 2세와 3세에게 물려주곤 했다.
롯데 총수 일가의 이번 경영권분쟁도 기본적으로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동주 신동빈 형제로서는 사실상 공짜로 거대재벌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롯데의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은 0.05%에 불과하고 그의 자녀를 포함해 친인척 지분을 모두 합쳐도 2.41%에 불과하다. 이들이 지배하는 롯데의 자산총액은 무려 93조여원에 이른다. 롯데를 비롯한 이들 재벌이 이렇듯 소수지분으로 그 큰 재벌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그물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순환출자 고리가 헌국과 일본에 걸쳐 400여개에 이른다. 또 다른 재벌에 비해 유난히 더 장막에 가려져 있다.
이런 순환출자 그물은 개발연대에 재벌중심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형성돼 온갖 부작용을 낳았다. 그 부작용이 너무나 심하고 국제적으로도 조롱거리가 되자 지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금지논의가 일기도 했다. 그렇지만 성장지상론자들의 입김 때문에 끝내 유보되고 신규출자만 막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 때문에 악명높은 순환출자 고리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이번처럼 경영권을 둘러싼 부자간의 이전투구가 빚어진 셈이다. 롯데의 이번 분쟁은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과감해야 끊을 필요성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에 는 재벌 지배구조 문제를 논의한다니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특히 재벌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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