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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암살' 최덕문 "주목 받는 1등보다 편안한 2등이 좋죠"

배우 최덕문./손진영 기자 son@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배우는 기다림의 직업이다. 꿈꾸는 역할과 작품이 있어도 그것이 자신을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지루한 기다림을 견디는 방법은 그저 버티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꼭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최덕문(46)은 연극 무대에서 뼈가 굵은 배우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뒤 극단 차이무에 들어갔다. '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하이라이프' '늘근도둑 이야기' 'B언소' 등에 출연해왔다. 1999년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영호의 고문을 당하는 노동자 역을 맡았다. 이후 '나쁜 남자' '러브 토크' '푸른 소금' '화차'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쉼 없이 활동해왔다.

2012년에 출연한 '도둑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극중에서 마카오의 카지노 지배인으로 출연한 최덕문은 배우 김수현과 뜻하지 않은 '썸'을 타는 역할로 존재감을 남겼냈다. 중국어로 된 모든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중국인 배우라는 오해 아닌 오해도 받았다.

배우 최덕문./손진영 기자 son@



'도둑들'에서 최덕문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본 최동훈 감독은 신작 '암살'에서 다시 한 번 그를 캐스팅했다. 친일파 암살 작전에 투입되는 독립군 3인방 중 한 명인 황덕삼 역이었다. 최덕문도 다시 한 번 최동훈 감독과 만날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도둑들'을 마친 뒤 감독님이 영화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도둑들 영화를 만들다'의 내레이션을 제안하셨어요. 주인공이 10명이나 되는 영화인데 왜 저에게 내레이션을 시키는 건가 싶었죠. 다음 작품에 나를 부를 거라는 예감이 왔죠(웃음). 시나리오를 읽은 뒤에는 황덕삼의 우직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암살'의 황덕삼은 '도둑들'의 카지노 지배인보다 비중이 더 큰 캐릭터다. 전지현, 조진웅과 하께 영화 속 중요한 사건을 함께 이끌어가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1930년대 독립군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별한 설정은 하지 않았어요. 그 시절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의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당시 상황을 많이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했어요. 어려웠죠. 30대 초반의 사나이가 말 그대로 자기 목숨을 버리는 거잖아요. 최대한 상상하면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진중함 속에 유머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신경 썼다. '추노'에 함께 출연해 아는 사이였던 조진웅과도 호흡이 척척 맞았다. 전지현과는 '도둑들'에서도 만난 적이 있지만 같이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더라고요(웃음). 영화처럼 '대장님'이 가장 적절했어요. 현장에서도 '대장님'이라고 부르면서 편하게 촬영했죠."

영화 '암살'./쇼박스



최덕문에게 '암살'은 의미가 큰 작품이다. 황덕삼의 강렬한 활약처럼 배우로서도 대중에게 강한 존재감을 남겼기 때문이다. 6일 동안 액션 신을 촬영한 것처럼 새로운 경험도 많았다. 처음으로 촬영한 영화 포스터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최덕문은 마을버스에 붙은 포스터 속 자신을 보고 놀란 사연을 전하며 "놀랍고 감격스러우면서도 부끄러웠다"고 웃었다.

무엇보다도 '암살'은 배우로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러나 최덕문은 "1등보다는 2등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주연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덕문이 바라는 것은 너무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는 스타가 아닌, 영화·드라마·연극에서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대중 앞에 서는 것이다.

"유명한 배우 중에서 한 번도 고생 안 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배우는 버티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직업이니까요. 저도 그렇게 버텼고요. 하지만 운이 좋았어요. 좋은 극단에서 열심히 연습했고, 좋은 선배들을 만나 술도 많이 얻어 마셨고, 오디션도 열심히 보면서 영화도 시작하게 됐고, 이렇게 드라마도 하는 배우가 됐으니까요. 열심히 구르다 보니 눈덩이가 커져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지금처럼 꾸준히 연기하면서 쉴 때는 편하게 대학로에 나가 연극도 영화도 보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최덕문./손진영 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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