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상류사회' 박형식 "좋아하는 건 밤을 새워도 집중할 수 있어요"
배역 위해 발성·발음 기초부터 다시
연기 욕심…두렵지만 자신감 생겼죠
존중·배려·이해 있으면 뭐든 가능해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현역 아이돌인 박형식(25)은 지난달 28일 종영한 SBS '상류사회'에서 제멋대로지만 미워할 수 없는 재벌2세 유창수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주목 받는 젊은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고작 세 번째 장편 드라마 출연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유창수는 몸에 잘 맞는 옷이었다. 그 뒤에는 노력이 있었다.
"발성과 발음을 전부 고쳤어요. 타고난 습관 때문에 발음이 안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본부장이니까 가볍게 보이지 않으려면 톤을 만들어야 했어요. 대본 자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발음을 고쳐나갔죠. 대사 연습이 자연스럽게 됐어요. 몸을 만들려고 닭가슴살만 먹으면서 운동도 하고요. 1·2회는 덜 다듬어진 모습이었지만 캐릭터를 마주하다보니 점점 감을 잡게됐죠."
'상류사회'는 박형식에게 있어 성장의 계기가 됐다.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얻은 경험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이전까지는 내 안에 있는 모습을 끄집어서 이용했다면 '상류사회'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어요. 좀 더 (연기에)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죠.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어요. 부딪혀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해보고 나서 '여기까지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있으니까요. 번지점프처럼 '한 번 뛰어내렸는데 두 번 못 뛰어내리겠냐' 싶은 거죠. 두려움도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박형식은 연습생을 거쳐 2010년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했다. 바로 빛을 보지는 못했다. 팀은 유명세를 얻었지만 박형식 개인은 주목받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멤버들이 앞서 나가고 있었지만 조용히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원래 발라드를 하고 싶었죠. 그러던 중 제국의 아이들에 합류하게 됐어요. 팀이 발라드를 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가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하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되던 중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고 그때 연기의 맛을 느꼈어요.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건 밤을 새우면서도 했어요. 졸리지도 않고 오히려 집중력이 나와요. 요즘은 내가 참 행복하다는 걸 느껴요.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박형식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다. 좌우명 '모두 다 사랑하자'처럼 매사를 즐길 줄 알고 순간과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저는 사람을 미워하는 법을 몰라요. 누군가 이기적인 행동을 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죠.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적이 되잖아요. 존중·배려·이해가 있으면 이 세상에 이룰 수 없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지켜나가면 자연스레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모일테니까 그 사람들과 같이 행복하게 살면 돼요.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지금은 팀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편에 속하지만 데뷔 후 3년 간은 무명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박형식은 그것도 추억이라고 말한다.
"가끔 생각 없이 산다는 말을 들어요. 늘 상황에 맞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거든요. 무명 때 힘들지 않았냐는 말을 듣곤 하는데 그때는 좁은 집에서 13명이 살고 있는데도 즐거웠어요. 게임도 하고 편의점에서 맥주에 냉동식품도 먹고요. 연습생 때는 용인에 있는 학교에서 합정에 있는 연습실까지 매일 출퇴근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어떻게 했지 싶은데 그때는 재밌기만 했어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박형식은 '상류사회'에서 기어코 사랑을 이뤄냈다.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 속에서도 연애 본연의 모습도 보여줬다.
"연기하면서 새로운 감정을 얻었어요. 사랑의 아픔 때문에 눈물이 나는 감정이죠.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했지만 작품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느꼈어요. 마치 정말로 연애하는 것 같았어요. 감정이나 분위기가 카메라에 담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그게 담긴다는 걸 알게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