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조한진·정용기 기자] 중국의 잇따른 위안화 절하가 중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특히 정보기술(IT) 업계가 이번 위안화 절하에 가장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전날 위안화 가치를 1.86% 인하한 데 이어 이날도 추가로 1.62% 내렸다.
한국 수출의 한축을 맡고 있는 휴대전화 제조사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더 힘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국 스마트폰은 중국시장에서 애플과 중국업체 사이에 끼어 고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고 있는 중국 업체의 공세에 시달리는 TV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반도체 등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큰 업종은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위안화 절하로)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완제품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다. (삼성전자는)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중장기 경쟁력을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아직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적자폭이 커지면서 감원을 계획 중인 조선업도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 업계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LNG선 위주의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 보다 중국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중소 조선사의 매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은 벌크선 비중이 높은 반면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시장인 컨테이너선, 가스선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수주물량에 갑작스런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위안화 약세 장기화에 따른 시장변화는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라 중국 경기가 활성화 되면 판매가 늘 것이란 기대와 함께 완성차 수출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기아차 중국 전체 판매 물량(181만대) 중 완성차 수출 대수는 4만9000여대로 비중이 크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절하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자동차 부품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