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무장지대 목침지뢰 도발사건으로 남북한 관계가 얼음짱처럼 차가워졌다. 그렇지 않아도 냉랭하던 남북한의 소통창구가 이번 사건으로 완전히 막혀 버렸다. 기대되던 광복70주년 공동행사는 언감생심이다.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11일 북한을 향한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데 이어 한미 양국 군이 최신무기를 동원해 '격멸훈련'을 벌이기로 했다. 훈련의 규모도 역대 최대라고 한다. 게다가 군 당국이 1990년 이후 중단됐던 비무장지대(DMZ) '화공(火攻)작전'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마디로 현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해 북한에 경고 또는 응징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한의 행위는 비판 받고 규탄 받아 마땅하다. 비무장지대에서 이런 사건을 저질렀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는 이유와 심정도 충분히 이해된다. 혹시 모를 추가도발에 대비해 필요한 방어조치를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분하고 노여워하는 심정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단호한 대응의지를 과시함으로써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데도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긴장을 너무 고조시키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기보다는 사과 또는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된다.
과거에도 북한은 여러 차례 도발했었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가 격한 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렇기에 불안한 가운데서도 한반도의 평화가 간신히 유지돼 왔다. 지금 시점에서 남북한 관계가 갑자기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물론 어렵다. 당분간은 냉랭한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상태라도 유지되는 것이 서로 격하게 대응하다 혹시라도 충돌사태를 빚는 것보다는 낫다. 지금 남북한 군사적 충돌마저 벌어진다면 우리의 경제와 국민생활은 추락하고 만다. 그러니 칼은 갈아두되 함부로 휘두르지는 말고 냉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