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법무성에서 발급받은 L투자회사 등기부 등본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부분(위)과 츠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의 부분(아래). 신 총괄회장은 7월 31일부로 '해임'이라고 명시돼 있고, 츠쿠다 사장의 경우는 '퇴임'이라고 적혀있다. /출처=일본 법무성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기존 대표이사로 있던 L투자회사 9곳과 일본롯데 계열사 5곳에서 해임된 것이 최종 확인됐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사실상 롯데 경영일선에서 모두 2선으로 밀려났다.
지난 8월10일 신청된 L투자회사 9곳 등의 변경등기 신청은 당초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은 신동주(62)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반격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신동빈 회장의 끝내기 한 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빈(61) 회장은 롯데홀딩스는 물론 L투자회사 전체를 손에 넣음으로써 외관상 롯데의 '유일' 지배자 자리를 차지했다. 17일 열릴 예정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롯데홀딩스 지분 3분의 1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사주회가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주총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13일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7월31일부로 L투자회사 9곳(L1·2·3·7·8·9·10·11·12)과 (주)롯데,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아이스, 롯데부동산 등 5곳의 일본 롯데 사업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지난해 12월 롯데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신동주 전 부회장과 같은 처지에 놓였다. 다만 9곳의 L투자회사의 이사로는 남았다. 신 총괄회장의 해임날짜는 신동빈 회장이 자신을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7월31일이다.
이번 등기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 L투자회사 3곳(L4·5·6)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츠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의 경우는 스스로 퇴임(退任)했지만 신 총괄회장의 경우는 해임(解任)당한 것으로 등기부에 표기돼있다.
일본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측이 전문의 판정이나 법원의 선고도 없이 연로한 아버지를 이미 치매환자로 만들었다"며 "여전히 신격호 회장의 건재함을 주장하는 이가 많음에도 신 총괄회장을 경영에서 강제로 물러나게 한 것은 두고두고 우환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장 17일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도 여전히 안개속이다.
지난 11일 신동빈 회장은 자신의 롯데홀딩스 지분이 1.4%수준이라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20%와는 상당히 차이 나는 수치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3분의 1정도가 광윤사라는 관리기업이 가지고 있고, 3분의 1정도는 우리사주협회, 나머지는 자회사나 조합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과 같다.
현재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신동빈 회장 지지파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 총괄회장의 대표자산관리회사인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 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나머지 3분의 1을 차지하는 우리사주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롯데홀딩스 주총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