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 주총 승리, 관건은 '우리사주회'
신동빈 주총승리하더라도 신동주 '법적대응' 남아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한일롯데 지배구조의 최정점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1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주총의 주된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다. 당초 주요 안건으로 알려진 신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는 기존 정관 변경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안건에서 제외됐다.
신 총괄회장과 한 배를 타고 있는 장남 신동주(62)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주총에서 아버지에게서 롯데를 '탈취'한 신동빈(61) 회장의 이사 해임 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진 교체 안건은 아직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진 교체 안건이 제시되고 신 총괄회장이 승리한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에 복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신동빈 회장은 롯데를 잃게되고 자신이 최대주주(13.46%)로 있는 롯데쇼핑 정도를 가져갈 수 있어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승리할 경우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의 주주로만 남으며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통상적으로 임기 중 이사의 해임은 주총 참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는 신 총괄회장의 자산관리회사 광윤사가 33%, 신동빈 회장은 1.4%, 신동주 전 부회장 2.0%, 이사진 외 조합원 30% 내외(추정), 우리사주회가 30% 내외(추정)를 갖고 있다.
현재 이사회를 비롯한 조합원의 지분 30%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이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면 우리사주회의 지분이 필요하다.
두 형제의 주장은 엇갈린다. 양측 모두 우리사주회의 지분 3분의1을 자신의 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입국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과 우리사주회를 합해 이미 3분2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장담했다.
신동빈 회장도 이달 4일 입국하며 자신이 롯데의 차기 총수임을 과시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이미 70%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우리사주회의 의중은 주총 당일 확인 가능하지만 일본 재계는 신동빈 회장에게 좀 더 유리하게 기울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를 해임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미 우리사주회에 모종을 작업을 했으며 어느 정도 확신을 얻은 후 인 이달 4일 입국해 총수의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27일 일본을 방문해 신동빈 회장 외 이사진을 해임한 데 따른 것 알려져 있지만, 신동빈 회장이 이미 6월30일 한국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가진 L투자회사의 대표로 취임된 점을 감안하면 그 전부터 신 회장 측에 의해 경영권 승계 작업이 치밀하게 준비된 일임을 알 수있다.
하지만 '신동빈의 쿠데타'는 신 회장이 주총에서 승리하더라도 끝나지 않는다. 현 대표이사를 배재하고 스스로 이사회를 대동해 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등기한 것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대응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법무성에 등기된 현직 대표이사의 동의없이 신임 대표이사의 등기를 한 경우 절차 상에 문제가 되며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동의없이 제출했을 경우에는 사문서위조죄에 속한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신 회장 편으로 알려진 어머니 시게미츠 하츠코(88)와 함께 신 총괄회장이 한정치산·금치산 선고를 받게 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이경우 신 총괄회장의 재산관리권은 처나 아들딸에게 사실상 전부 넘어간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국하는 16일 오전까지는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한다면 사실상 법적대응을 할 필요도 없다"며 "현재는 주총결과를 보고 나서 다음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총 참석을 위해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오전 9시께, 신동주 전 부회장은 16일 오전 11시께 일본으로 각각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