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올 하반기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는데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입과 인터넷전문은행 출현까지 전통 금융산업을 뒤흔들 이슈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등 온라인뱅킹이 확산됨에 따라 종이통장은 자취를 감췄고 실물 카드와 현금을 대체할 각종 페이와 와치도 등장하고 있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생존 경쟁이 막을 올린 셈이다.
◆ 수익성 하락, 돌파구 필요…"사업 다변화 추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은 ICT기업과의 융복합과 증권, 보험업과의 복합점포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은행 경쟁이 격화되고 수익성이 떨어진 데 따른 방안이다. 올 2분기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금리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가 줄면서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은행에서는 사업 다변화를 통해 수익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다음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이뤄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공식 합류했다.
내달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짝짓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목표로 새로운 모바일 은행 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KT, 교보생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잠정 합의하고 세부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와 SK텔레콤도 웰컴저축은행 등과 함께 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권간의 합종연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내 1~2개 사업자에만 예비인가가 허용되기 때문에 당장 은행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은산분리 규제완화 후 인터넷전문은행은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존 은행에게는 분명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본격화로 결국 기존 은행들의 인원과 점포 등 비용효율화를 개선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인터넷전문銀·계좌이동제 발맞춰 업종간 합종연횡
주거래 고객 유치 마케팅 역시 활발하다.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주거래고객에 대한 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높이고 금융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해 신규 고객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계좌로 편하게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집토끼(기존 고객)를 지키는 동시에 산토끼(신규고객)도 빼앗아야 하는 두가지 임무가 떨어진 셈이다.
특히 은행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저원가성예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라는 점을 비쳐볼때 계좌이동에 따른 주거래예금고객 확보는 은행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실제 최근 은행들은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주거래 고객 특화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수수료 면제 등 각종 우대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저비용예금의 지각변동과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주거래 고객을 위한 상품과 거래 은행을 옮기려는 신규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기자 alive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