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모처럼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져든 가운데 22일 저녁부터 판문점에서 10시간동안 '무박2일'의 마라톤 접촉을 진행한 것은 일단 고무적인 일이다. 장시간 회담에도 완전한 결론을 얻지 못해 정회했다가 회담을 재개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남북한 모두 최고통수권자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고위급 인사들이 마주앉은 것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금 국내외경제상황은 몹시 어렵다. 특히 외부여건이 나쁘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성장감속과 위안화 평가절하 등이 우리 경제를 상당히 압박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남북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외 투자자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442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최근 2주동안 대략 2조원어치를 처분했다. 개인투자자도 앞다퉈어 주식을 내다팔았다. 남북한 관계의 파국에 대한 공포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가신인도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 우려된다. 국내 채권과 주식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은 대략 500조원으로 추산된다. 만약 남북관계가 이 시점에서 심각하게 악화되고 무력충돌이라도 벌어지면 국가신인도는 더욱 나빠지고 외국인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 그러면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 대혼란이 초래된다.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만기연장하는 데도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마디로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사태가 닥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북한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유지돼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무력충돌이 벌어지지 않도록 억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당장 통일이나 교류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무력충돌만은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 남북한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들의 생활을 위한 기본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