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증시 폭락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증시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대내외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투매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26p(2.47%) 내린 1829.8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800.75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은 13.72p(2.19%) 하락한 613.33에 장을 마감했다.
여기에는 중국 증시 폭락과 대북 리스크 확대로 인한 외국인 자금이탈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8.45% 떨어지는 등 폭락세를 보였다.
중국 증시가 하락하자 국내 대형주를 중심으로 거래하는 외국인의 매도 주문도 잇달았다.
이미 13거래일째 '셀 코리아'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229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21일(8009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980억원과 4001억원 상당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전체적으로는 1809억원 상당 순매도로 집계됐다.
원화가치 하락 우려도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달러당 4.0원(0.33%) 오른 11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3년 10개월만에 장중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의 금융시장 상관성이 가장 높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관련 경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과 경기 상관성이 가장 높은 중국은 주식시장 폭락, 위안화 대폭 평가 절하, 경제지표 부진으로 국내 경기부진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반도 내에서는 북한의 도발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외국인 자금이탈과 관련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높은 시점"이라며 "원화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포지션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북한 사태가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우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여타 신흥국과 한국은 경제 여건과 상황에 대한 차이가 있다"며 "우리 경제의 차별성을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경우의 수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짜고, 상황 전개 시 즉시 조치하는 대응 노력을 강화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남북한 긴장관계 등 대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