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벌에 대한 세금이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다.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호출자 제한기업 집단(대기업집단)의 지난해 법인세가 6년 전과 비교해 거의 늘지 않았다. 2008년 14조1518억원에서 14조1810억원으로 고작 3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세금을 깎아준 세액은 2008년 3조5456억원에서 4조9757억원으로 40.3%(1조4301억원)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대기업집단의 실효세율은 2008년의 21.1%에서 18.7%로 2.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중소기업집단의 경우 공제감면세액이 2008년 2조2307억원에서 지난해 2조2283억원으로 도리어 줄어들었다
국세청에 신고된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의 법인은 2008년부터 2014년 사이에 1163개에서 1764개로 601개나 늘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자료를 봐도 대기업집단은 그 사이 크게 성장했다. 대기업집단의 매출액은 1010조원에서 1505조원으로 5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자산은 1310조원에서 2258조원으로 948조원이나 증가했다. 비율로는 73%나 된다.
짧은 글 속에 숫자를 너무 열거한 점에 대해 독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또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이 사용하는 기준과 집계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재벌들이 문어발처럼 확장을 거듭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재벌들은 그 사이 계열사나 자산을 크게 늘린 데 비해 세금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이는 재벌의 무분별한 확장을 세금으로 뒷받침하고 우대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이 봇물처럼 쏟아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큰 함정에 빠져 있다. 3%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재벌에 대한 과도한 우대정책의 결과 아닐까 추정되기도 한다. 과연 이런 우대정책을 고수하면서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