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수출만 믿고 살아왔다. 수출만 잘 되면 나라경제가 커지고 국민생활도 좋아질 것이라고 믿어왔다. 옳든 그르든 그런 믿음이 우리나라 경제정책 당국자들을 지배해 왔다. 그러다 보니 내수는 뒷전이었다. 그런데 믿었던 수출마저 이제 우리를 배신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393억3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월간 수출액 감소폭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크다. 수출액 감소폭은 올 들어 계속 커지다가 6월과 7월에는 다소 진정됐지만, 8월에 다시 커진 것이다.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별로 크지 않다. 중국의 성장둔화로 말미암아 전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함은 물론 공산품의 단가도 저조하다. 이를테면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반도체를 비롯해 주요 수출제품의 단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물량이 늘어도 수출액은 감소한다. 수출부진이 이렇게 장기화됨에 따라 과거처럼 수출로 벌어들인 소득으로 국내경제를 살찌게 한다는 식의 도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경제운용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출에만 의존하던 경제체질을 바꾸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내수만으로는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수출과 내수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최근 일부 대형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소비세율을 낮췄다. 그러나 이처럼 세금을 찔끔 내리는 방식으로는 내수가 체감할 정도로 살아나기 어렵다. 보다 획기적으로 내수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이대로 가다가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중국의 위안화가 또다시 절하되면 우리 경제는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그러니 그 이전에 충분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