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을 넘어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 문화가 구축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플레이 하는 게임을 스포츠 중계방송처럼 시청하는 대표적 형태가 'e스포츠'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예전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e스포츠는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블레이드 앤 소울, 피파온라인3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e스포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여러 이용자가 대결을 펼칠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 보는 이의 주의가 분산되지 않도록 배경 공간이 제한돼 있어야 유리하다. 짧은 시간 안에 승패가 명확하게 갈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특성을 갖춘 게임을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다자 간 대전) 장르로 분류하기도 한다.
e스포츠 게임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는 성공적인 행보를 기록하고 있다.
e스포츠를 염두해두고 제작된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에서 2011년 서비스 개시와 함께 e스포츠 인비테이셔널(초청 경기)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외국의 유명 프로게임단들이 한국 무대에서 기량을 뽐냈다. 국내팀들도 경쟁력을 갖추면서 관객들로 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리그가 출범 했다.
이 밖에도 프로리그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 층에 이용자들이 e스포츠로서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게 하기 위해 에코시스템이 운영됐다. 피시방 토너먼트, 여성부 리그, 직장인 리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존 e스포츠는 마니아문화였지만 이제는 한국외에도 유럽, 중국, 동남아 등 모든 나라들이 e스포츠를 키우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장기적으로 안착시켜야 했기에 세계규모의 대회(월드 챔피언 쉽, 올스타전,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가 마련됐다.
블레이드 앤 소울 토너먼트가 열린 부산 해운대 특설 무대 현장.
올해 들어 e스포츠는 더욱 대중속으로 가까이 다가섰다.
8월 14~15일과 22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고 엔씨소프트가 개최한 블레이드 앤 소울 토너먼트 시즌2 결승과 하스스톤 마스터즈 시즌3 결승 경기에서 각각 1만5000명, 7000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최다 관객수 기록을 세웠다.
특히 블소 토너먼트는 유료관중으로 진행된 행사로, 해운대 백사장 주변에서 행사를 지켜본 관중까지 더하면 2만명이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행사마다 5000명이 넘어서는 결승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결승 관중 5000명 이상의 행사를 꼽자면 과거 10만 관중 신화를 쓴 스타크래프트1과 스타크래프트2 결승과 LoL 결승, 롤드컵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LoL 결승은 물론 블소, 하스스톤 등 다양한 종목에서 현장 관중 5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e스포츠가 대중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게임사를 비롯한 IT 기업들이 '보는 게임'에 주목하는 것은 게임을 보는 관중들이 곧 잠재적인 게임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다 보면 운동을 직접 해보고 싶어지는 것처럼, 게임 영상을 보는 사람이 게임을 직접 구매·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게임사들은 '보는 게임'이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방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열광하는 모습이 노출되면 '게임은 구석진 방에서 혼자 즐기는 오락'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말 발간한 '2015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상반기 보고서에서 게임업계의 10대 트렌드에 'e스포츠 시장 활성화'를 포함했다.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수퍼데이터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6억1200만달러,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는 1억3400만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