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나
3조원대 몸값에 국내 기업 손사래…중국 가전, 필립스 등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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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하반기 인수합병(M&A) 대어로 꼽히는 코웨이가 외국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조 원에 이르는 몸값에 국내 기업들이 손사래를 치는 반면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성에 주목하며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전자회사와 네덜란드 회사인 필립스가 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계 회사가 코웨이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중국에서 외국산 공기청정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스모그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소비자의 공기청정기를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통 가전업체뿐 아니라 샤오미 등 IT 업체까지 공기청정기를 출시했지만 외국 공기청정기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81%(2013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외국산 공기청정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 가전업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중외합작전자회사인 캉자그룹과 중국 가전회사인 TCL은 지난 2013년 코웨이가 매각전에서 적격예비후보에 포함돼 본입찰까지 참가한 바 있으며, 이번 매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 역시 코웨이 인수를 검토 중이다. 코웨이는 2010년 필립스와 공기 청정기 공동개발·공급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면서 중국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필립스가 만약 코웨이를 인수한다면 공기청정기 외에도 정수기와 비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추가로 중국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최근 필립스는 골드만삭스가 보낸 투자안내서 외 추가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3조 원에 이르는 코웨이의 매각가격이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들였을 당시 낸 1조1915억 원의 2배가 넘는다.
당초 SK네트웍스를 비롯해 인수후보로 꼽혔던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 한국타이어, 교원 등은 한껏 높아진 몸값에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가 MBK에 매각된 2012년에 비해 매각가격이 2~3배 오른 상황에서 국내 중소·중견 생활가전 업체들은 사실상 인수전 참여가 어렵고 대기업에서도 부담을 느낄 정도 금액이 높아져 국내 업체들의 관심이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코웨이의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0일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사모펀드(PEF), 중국과 유럽 기업 등 잠재적인 투자자 총 30여 곳에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보냈다. 매각 대상은 코웨이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30.9% 전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