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SK 제공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최태원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SK그룹의 체질개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 기업들과의 협업,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며 핵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 지휘 아래 SK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도체분야 집중 투자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2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며 그룹의 주요사업 확장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전략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SK가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전날 SK루브리컨츠와 스페인 렙솔의 합작법인인 일복(ILBOC)의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스페인 윤활기유 공장 준공으로 SK루브리컨츠는 하루 7800배럴(연 350만t)의 윤활기유 생산 능력을 갖춰 엑손 모빌, 쉘에 이어 세계 3위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올라섰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앞으로 석유·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협력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 회장이 SK 에너지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럽 출장에서도 최 회장은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스페인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펠트호벤에서는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사를 찾아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 시설을 둘러보고,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세계 3위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사의 클로드 도팽 회장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은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중국·홍콩·대만을 선택했다. 중화권에서 에너지·화학·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다. 최 회장은 대만 최대 기업 포모사그룹의 왕원위안 회장 등을 만나 에너지·화학, ICT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하는 등 SK의 글로벌 영토 확장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
이 같은 SK와 해외 기업간 협업의 성과물은 점차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최근 이동통신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4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루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루나는 SK를 축으로 여러 기업이 힘을 모은 제품이다. 기획과 디자인은 TG앤컴퍼니가, 생산은 애플의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이, 감수는 SK텔레콤이 각각 담당했다.
최 회장은 이달 초 궈타이밍 홍하이 그룹 회장과 통신·반도체 사업 등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폭스콘은 SK의 전략적 파트너인 홍하이 그룹의 자회사다. 향후 SK가 주도하고 폭스콘이 생산하는 혁신 ITC 제품 출시 가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국내에서도 주력 사업 투자에 대한 빠른 결단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세를 불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경기도 이천에 M14 준공 등 총 4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전체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시설투자를 홀로 10% 이상 대폭 확대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