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가 노동5법 개정을 관철하기 위해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노사정위원회에서 '대타협'에 참여한 주요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했다. '주무부처' 고용노동부의 이기권 장관은 23일 관련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다.
정부 여당의 일원으로서 노동부 장관도 정부가 추진중인 노동법 개정에 일익을 맡는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렇지만 노동부장관에게는 노동자들의 입장을 반영해야 할 책임도 있다. 만약 정부여당이 내놓은 안대로 노동법이 개정된다면 앞으로 노동자 해고가 지금보다 한결 쉬워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함부로 해고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방침이 통하기 어렵다. 기업들은 새로운 법규정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경영개선 노력보다는 해고부터 먼저 하려는 기업도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부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노동관계법이 반드시 정부여당의 뜻대로 개정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그렇지만 정부 원안대로 될 경우 초래될지도 모르는 해고남발 사태를 확실하게 대비해야 하고, 그 책임은 노동부에게 있다.
나아가서 해고된 노동자의 생활을 안정시킬 방안도 노동부가 앞장서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노동자가 해고될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높은 교육비와 의료비이다. 이를테면 선진국의 경우 교육비와 의료비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해고된다 해도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해고되면 비싼 교육비와 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노동부는 교육비와 의료비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먼저 검토하고 관련부처에 요구할 수도 있다.
정부가 노동법 개정을 기어코 관철하겠다면 이런 보완조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런데 노동부와 이기권 장관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다른 경제부처와 마찬가지로 노동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