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입찰 경쟁 장소인 롯데 월드타워점, 신세계 본점, 워커힐 호텔, 두산타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특혜주고 받는 건 '교통체증'뿐
점수따기용 '상생'…주변 피폐화
"일본은 골목상권 살리기용으로 활용"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25일 서울(3곳)과 부산(1곳)의 면세점 운영특허권 신청이 마감되는 가운데 이번 면세점 입찰도 재벌들만의 잔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11~12월 특허 기간이 끝나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는 시내 면세점은 서울의 롯데면세점 소공점·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그리고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등 4곳이다
수성(守城) 과 동시에 공성(攻城)차원에서 롯데(회장 신동빈)·신세계(부회장 정용진)·SK(회장 최태원)·두산(회장 박용만) 그룹이 출사표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두산은 서울 면세점 3곳 모두에 지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년마다 자동 갱신되던 면세점 특허가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어느 기업이든 제한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비유되는 신규 면세점은 재벌들의 격전장이 돼가고 있다.
지난 7월 있었던 시내면세점 특허권 신규 배정에서도 중소기업들과 영세상인들은 제외됐다.
세금이 면제되는 특혜 사업이 재벌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면세점 자체가 특혜인데 대기업에게 또 특혜를 주는 것은 재벌구조를 고착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특혜를 소수 대기업에게만 면허 제도를 통해 몰아주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대기업 중심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대책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현재 롯데와 호텔신라가 80%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4조2171억원으로 점유율 50.76%를 차지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매출 2조5346억원으로 점유율 30.54%다. 두 기업의 면세점 점유율 합계는 81.30%다.
재벌기업들은 면세점 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상생'을 앞세운다. 관세청의 면세점 입찰 심사기준에 상생점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상생모델을 모색하기보다 구색 맞추기 식의 발표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재벌에 특례만 주고 시민들이 받는 것은 교통체증밖에 없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이번에 부산 센텀시티 면세점 방어와 서울시내 면세점 도전을 동시해 하는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본점 옆에 있는 남대문 시장과의 상생을 또 내세웠다. 하지만 신세계는 2013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4차례나 '남대문시장 살리기' 업무협약을 맺었을 뿐, 이렇다할 상생 효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동대문시장내 위치한 두산타워에 면세점 유치 계획을 밝히며 '동대문 시장'과의 상생을 내세웠다. 동대문 시장 상인들과 동대문 관광특구협의회의 면세점 유치 지지를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동대문소상공인연합회는 중소기업으로 면세점 신청을 했다 탈락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우리나라 면세점은 매번 대기업 위주로 돌아간다. 얼마든지 소상공인들과 함께 하는 상생 모델을 관세청이 제시할 수 있음에도 자본을 가진 대기업 잔치로 만든다"며 "일본의 경우는 면세점이 대기업의 특혜사업이 아닌 골목상권의 주요 사업이다. 좋은 제도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도입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대기업의 수익 사업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