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시리즈가 처음 세상에 나온 지 40년이 됐다.
3시리즈는 14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역대 BMW 모델 가운데 소비자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차량이다.
27일 사측에 따르면 1962년 등장한 노이에 클라세는 인기를 얻으며 BMW의 성장 동력이 됐다.
10년 이상 장수하며 BMW를 대표하는 모델이 됐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며 BMW는 달라진 소비자의 취향과 새로운 기술을 반영한 현대적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더구나 1970년대 초반에는 전 세계를 휩쓴 석유파동으로 인해 경제성이 자동차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 1세대 E21 (1975~1983)
이에 BMW는 노이에 클라세에서 호평을 얻은 운전의 즐거움과 더불어 소비자가 원하는 경제성을 겸비할 수 있는 새 모델을 개발했다.
앞서 나온 5시리즈의 아래 모델로 3시리즈라는 이름을 얻은 새 모델은 1975년에 첫 선을 보였다.
6시리즈의 날렵한 앞모습을 단순화한 디자인,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담겨 있는 키드니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전통의 호프마이스터 킥 등 BMW 고유의 디자인 요소를 이어받았다.
운전자를 향한 대시보드는 운전자 중심의 스포츠 세단이라는 차의 성격을 드러내 호평을 얻었다.
노이에 클라세보다 조금 더 커진 차체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트레일링 암 방식 서스펜션 덕분에 안정감과 더불어 세련된 핸들링이 돋보였다.
2도어 세단 중 한 종류의 차체로 나온 1세대 3시리즈는 세 종류의 4기통 엔진을 얹었다.
이 중 2.0 리터 엔진에는 당대 컴팩트 세단으로는 드물게 기계식 연료분사장치가 더해졌다.
세 자리 숫자로 된 모델명 뒤에 인젝터를 이용하는 연료분사방식 휘발유 엔진을 뜻하는 i자가 붙는 것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통이다.
1977년에 첫 6기통 엔진을 얹은 323i가 더해졌다.
이는 동급 모델로는 처음으로 쓰인 고성능 직렬 6기통 엔진이었다.
◇ 2세대 E30 (1982~1994)
1세대 모델의 성공을 바탕으로, 2세대 3시리즈는 더욱 폭넓은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모델로 발전했다.
특히 BMW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의식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품질과 내구성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모델 수도 늘어났다.
1세대와 마찬가지로 2도어 세단이 나왔고, 4도어 세단에 이어 컨버터블과 왜건인 투어링도 추가됐다.
디자인은 많은 부분에서 이전 세대와 닮아 있었지만, 그 안에는 변화가 담겨 있었다.
우선 공기역학적 특성이 한층 높아졌다.
수많은 풍동시험을 통해 다듬어진 차체 형태로 공기저항계수는 0.37 수준을 달성했다.
전체적 크기 변화를 보면 길이는 짧아진 대신 휠베이스는 늘어났고, 뒤 서스펜션은 세미 트레일링 암 방식으로 바뀌었다.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기술도 3시리즈를 통해 폭넓게 선보였다.
첫 디젤 엔진 모델(324d), 첫 4륜구동 모델(325iX), 첫 실린더당 4밸브 구조 엔진(318is), 첫 촉매변환기 장착 모델(325e)도 모두 2세대 3시리즈를 통해 선보였다.
1987년에 등장한 324td에는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쓰였다.
이 엔진에는 터보차저와 더불어 전자제어 연료분사 기술인 DDE(Digital Diesel Electronics)가 더해져 높은 효율과 성능, 친환경성을 자랑했다.
가솔린 엔진에서도 출시 초기에는 4기통 엔진에는 전자제어 카뷰레터와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6기통 엔진에는 전자제어 연료분사 시스템이 쓰였다.
그러다가 차츰 전자제어 연료분사 시스템이 확대 적용됐다.
촉매변환기 적용도 순차적으로 확대됐다.
출시초기부터 6기통 엔진 모델에는 ABS가 선택사항으로 선보였다.
당시에 ABS는 7시리즈에 쓰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첨단 기술이었다.
1992년에는 모든 모델에 기본 적용되기 시작했다.
2세대 3시리즈는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BMW 스포츠 세단의 특성을 잡아준 상징적 모델이기도 했다.
그런 성격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198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M3 모델이다.
2도어 세단 차체에 모터스포츠 노하우가 담긴 고성능 4기통 2.3리터 엔진을 얹은 M3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 3세대 E36 (1990~2000)
3세대 3시리즈는 노이에 클라세로부터 이어진 스타일과 세부 디자인 요소에서 뚜렷하게 벗어나, 1990년대를 맞은 BMW의 진보적 스타일을 처음 소개한 모델이다.
쐐기 형태의 차체는 날렵한 분위기와 더불어 공기역학 특성이 개선됐다.
풍절음도 줄어들었다.
아울러 보행자 안전을 고려한 전면 디자인이 돋보였다.
처음으로 투명 커버 안에 더블 헤드램프를 넣어 공기역학적 효과를 높였다.
그 결과, 세단의 공기저항계수는 0.29로 낮아졌다.
또한, 이전 세대보다 차체 강성을 대폭 높이는 동시에 차체를 키우면서 더욱 넉넉한 실내공간과 민첩한 주행성능을 지니게 됐다.
앞뒤 무게배분 비율은 50:50으로 맞춰졌다.
차체는 가장 먼저 선보인 4도어 세단에 이어 2도어 쿠페, 컨버터블, 3도어 해치백인 3시리즈 컴팩트가 뒤이어 등장했다.
1995년에는 투어링이 등장하면서 폭넓은 모델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동력계통은 매끄러운 회전감각이 돋보인 4기통 엔진과 더불어 새로운 설계의 직렬 6기통 엔진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세대에서 VANOS 가변 캠샤프트 제어 시스템이 쓰인 엔진이 처음 등장했다.
터보차저가 더해진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325tds, 첫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318tds도 첫선을 보였다.
1992년에 나온 2세대 M3에는 최고출력이 286마력에 이르는 직렬 6기통 엔진으로 고성능 모델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M3는 2도어 쿠페 외에 컨버터블과 4도어 세단을 선택할 수 있었다.
역동적인 주행특성의 바탕이 되는 섀시에도 변화가 있었다.
앞 서스펜션은 전통적인 스트럿 방식이 이어졌다.
뒤 서스펜션에는 이른바 Z-액슬(Z-axle)로 불리는 멀티링크 방식이 첫선을 보였다.
여러 개의 링크를 이용해 바퀴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이 구조는 서스펜션을 서브프레임을 통해 차체와 결합하도록 돼 있었다.
설계와 제작비용은 높았지만, 안정성과 승차감의 질을 높이고 뛰어난 핸들링 특성을 이끌어냈다.
이와 같은 구조는 5시리즈와 7시리즈에도 이어져 BMW 세단 특유의 주행감각을 빚어내는 데 일조했다.
3세대 3시리즈에서는 자동 주행안정 제어장치(ASC)가 선택사항으로 첫선을 보였다.
이 장치는 가속 때 바퀴가 헛돌 경우 엔진 출력을 낮춰 바퀴가 미끄러지는 것을 제어하는 안전기술이다.
1997년부터는 ASC에 브레이크 제어 기능이 더해진 ASC+T도 쓰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