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에는 늘 빠지지 않는 손님들이 있다. 중국 배우 탕웨이(35)도 그중 하나다. 2010년 영화 '만추'로 부산을 처음 찾았던 탕웨이는 이후 개막식 사회와 초청작 게스트 등으로 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왔다.
스무 살이 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탕웨이를 만날 수 있었다.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다. 올해 영화제는 더욱 특별했다. '세 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 '몬스터 헌트' 등 무려 3편의 출연 영화가 초청됐기 때문이다. 남편인 김태용 감독도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부부 동반 영화제 참석도 화제였다.
지난 3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로 만난 탕웨이는 "부산에 올 때마다 무대인사나 인터뷰 등으로 많은 사람과 만날 시간을 마련해줘 감사하다. 많은 분들의 사랑에 늘 감동한다"고 부산을 다시 찾은 소감을 전했다. 또 "결혼 이후에도 일이 많아서 남편과 같이 있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 초청작 중 탕웨이가 메인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은 메이블 청 감독의 '세 도시 이야기'다. 중일전쟁 당시 헤어진 두 남녀가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영화다. 중화권 최고의 스타인 성룡의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화제작이다. 탕웨이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그 시대의 굉장히 낭만적이고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를 느껴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초청작 '세 도시 이야기./부산국제영화제
그의 말처럼 영화는 디지털 기술이 존재하지 않던 과거를 무대로 오직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다. 탕웨이는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면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디지털 기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는 '세 도시 이야기'가 그리는 사랑에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만나게 되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에 대한 탕웨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탕웨이는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면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디지털 기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는 '세 도시 이야기'가 그리는 사랑에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만나게 되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에 대한 탕웨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또 다른 초청작인 '화려한 샐러리맨'은 느와르의 대가로 정평이 난 두기봉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영화다. 탕웨이는 '돈을 많이 벌어 집도 사고 결혼을 아이를 갖는 것'이 꿈인 평범한 현대 여성을 연기했다. 그는 "'세 도시 이야기'의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촬영한 작품"이라며 "두기봉 감독은 물론 주윤발·실비아 창 등 대배우와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영화인만큼 노래도 직접 불렀다. 탕웨이는 "놀라운 경험이자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초청작 '몬스터 헌트'./부산국제영화제
지난 7월 중국에서 개봉해 역대 중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달성한 '몬스터 헌트'도 탕웨이의 출연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정식 개봉 예정이다. 탕웨이는 "우정출연 한 작품으로 등장 분량은 3분 정도"라며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여장부로 '병맛' 같은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3편의 작품을 들고 영화제를 찾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탕웨이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탕웨이는 "배우는 감독 손에 있는 하나의 재료"라며 "그 재료가 사용되지 않을 때에도 좋은 재료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배우의 일"이라고 배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또한 "지금까지는 일이 끊임없이 많았다. 다음 도약을 위해서 한 템포 속도를 늦추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