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 첫 재판…'과거·현재' 용의자 법정 만남 성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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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을 가리기 위한 첫 재판이 18년 만에 재개된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돼 기소됐다 무죄를 받은 에드워드 리를 검찰이 증인으로 세울 방침임에 따라 과거, 현재 용의자의 법정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 아더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대법정에서 진행한다. 검찰이 재수사를 거쳐 2011년 12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지 약 3년9개월 만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18년 만에 열리는 재판이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3일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이 실수로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이달 23일 16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송환됐다.
검찰은 진범을 가르기 위해 하건 현장의 목격자이자 과거 용의자로 지목돼 기소됐던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를 법정 증인으로 세울 예정이다. 검찰은 리가 최근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와 체류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리는 당시 사건 현장에 친구인 패터슨과 함께 있다가 단독 범행이라는 오해를 받아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리의 아버지인 이모씨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조씨를 살해하고 친구인 애드워드(리)까지 살인범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며 "18년 동안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해 증인석에 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18년 전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애드워드의 당시 기억이 흐려질 리가 없다. '나조차도 2500페이지에 이르는 모든 공판기록을 다 외울 정도"라며 "당시 사건현장에 함께 있었던 것을 제일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패터슨 측은 리가 사건의 진범이라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18년 전 사건에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 공소유지를 형사3부(이철희 부장검사)에 맡김과 동시에 수사검사로서 2011년 말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박철완(43·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를 함께 재판에 투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