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5%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역시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금리인하의 혜택이 고르게 미치지 않고 있다. 상당수 서민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실이 내놓은 '차주(借主) 특성별 가계대출 잔액' 자료에 따르면 연소득 3천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은행권 대출은 작년 말 114조2천억원에서 올해 6월 114조1천억원으로 1천억원 줄었다. 반면 이들의 비은행권 대출은 23조7천억원에서 24조7천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은행권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비은행권 대출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 비은행권 금융사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2014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거둔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은 2조394억원에 이른다. 상위 20위 대부업체 순이익은 작년 5095억원으로, 2009년의 1.6배로 늘었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 비은행금융사들이 고금리 영업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 대출 가운데 연 25% 이상 고금리대출이 70%를 넘는다.
이처럼 서민들의 고금리 대출에 매달리게 된 것은 연 10%대의 중금리 대출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은행들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한 나머지 중금리 대출을 사실상 퇴출시켰다. 때문에 신용도가 조금 낮은 서민들은 갈 곳이 없게 됐다. 그런 틈을 타고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의 고금리 장사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주요 국정개혁 과제의 하나로 금융개혁을 추진중이다. 금융개혁의 주된 목표는 우리나라 금융사의 경쟁력 강화이다. 하지만 신용도가 조금 낮은 사람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는 것 역시 시급하다. 그래야 서민의 생활안정과 사회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하루 빨리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