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을 내지 않는 고소득 전문직 악성체납자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월 현재 건강보험 체납 특별관리세대는 5만9364세대에 이른다. 2011년 5만3106세대에서 6천세대 넘게 증가한 것이다. '특별관리세대' 가운데는 의사·약사·변호사·연예인·프로 운동선수 등 전문직 종사자 뿐만 아니라 고액재산 보유자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 보험료를 내지 못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급여제한' 세대가 100만세대에 육박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건강보험료 내지 못한 급여제한 세대는 94만여세대로, 전체 지역가입자 759만여세대의 12.5%에 달한다. 지역가입자 8가구 중 1가구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들 가운에 일부는 병원진료를 받을 때 우선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건강보험이 내준 보험급여를 나중에 공단에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니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에 대한 근본대책은 사실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건강보험은 고소득자의 보험료 체납과 가난한 세대의 미납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최근 민간보험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급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의료수준을 한층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그렇지만 누수와 비효율이 남아 있는 반면 많은 국민이 보험료 부담에 허덕이고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고가 재산에 대한 보험료를 높이는 등 보험료체계 개편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경제침체와 노인가구 증가 등 사회경제 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개편작업에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세대에 대해 각별히 배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