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9일 오후 비밀리에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동반외출에 나섰다.
이에 따라 SDJ코퍼레이션을 앞세워 일단락된 듯했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재점화하는데 성공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아버지와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40분 사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휠체어에 태운 채 호텔을 벗어났다. 롯데그룹측은 즉각 외출한 것을 확인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과 총괄회장의 행선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7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그룹 정책본부에 알리지 않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행기에 태워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로 향한 바 있다. 당시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동반 외출 이후 신동빈 회장의 해임이라는 후폭풍이 일었던 만큼 롯데그룹은 이번 외출의 행선지와 목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표면상 외출은 병원행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롯데그룹측은 "병원으로 향한 것이 단순 건강검진 차원이 아니라 의도된 목적에 따라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고령의 총괄회장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안정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의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위해 외출했다"며 "간단한 체크업 정도였으며 건강하다는 결과를 갖고 집무실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 34층에 대한 직접관리해왔다. SDJ코퍼레이션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이다. 주요 사업 목적은 전자·생활제품 무역업과 도소매 등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롯데그룹 복귀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측에서는 이 회사를 그룹과 무관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개인회사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일 양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 3건을 준비해가며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의 측근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연일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언론에 '신동빈 저격수'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민 고문은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 실패를 덮으려고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중국 사업 실패 보전을 위해 일본 롯데의 유보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유성 고문은 "이 사건의 핵심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일방적으로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라며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손해배상도 받아야겠지만 그 부당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외에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 우리나라 법원에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이정호 부장판사)에 배당된 이 사건은 28일 첫 심리가 이뤄진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경영 자료를 요구해 롯데쇼핑의 중국 투자 실패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