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없는 권한을 휘둘러온 검사에 대해 변호사들이 평가하겠다고 나섰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사평가제를 시행해 검찰 권력의 부당한 독주를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검찰의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수사 때문에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자살한 사람이 모두 100명에 달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지적이라고 여겨진다. 변협은 변호사의 온라인 평가표를 취합해 우수검사와 하위검사를 선정하고, 이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인사자료로 전달할 계획이다. 우수검사의 명단은 공개하되 하위검사에 대해서는 공표하지 않고 검사 개인과 검찰에 통지만 할 예정이다.
사실 1987년 6월항쟁을 거쳐 대한민국이 민주화된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본 집단이 있다면 아마도 법조인들일 것이다. 종전에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군인 출신이 물러간 대신에 법조인들이 그 자리를 메운 것이다. 특히 검찰 출신인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런데 검사들은 이제까지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고 권한을 행사해 왔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부로 행사할 때 그 누구도 통제하지 못했다. 간혹 뒤늦게 법원 판결을 통해 검찰의 기소가 무리였음이 드러나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고생한 시민만 억울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대법원 재심결과 '유서대필' 사건의 무죄 판결을 받은 강기훈씨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검사평가제에 대한 반론도 물론 있다. 이를테면 수사에 불만을 갖고 있는 변호사가 악용하고 공정한 수사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민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검사들에게 최소한의 '평가'를 통한 견제는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 실효성도 확보돼야 한다. 변협은 우수검사와 하위검사를 서울은 약 10명씩, 지방은 5명 수준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숫자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위평가를 받은 검사의 이름을 공표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검사들이 권한을 함부로 휘두르는 일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